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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대사 7화


 

쓸쓸하고 찬란하神 도깨비 대사 7화

 

 

 

 

(​메밀밭에서 키스 하고 난 후 아무 변화 없음)

지은탁- 너무 급해서 그런 거니까 이해해 주세요....

도깨비- 눈 떠!

지은탁- 실눈뜨며) 이게 다 뜬 건데요​

도깨비- 야~ 너 지금 무슨.... (입술 만지며) 미쳤어?

지은​탁- 미쳤다니요~ 아저씨 예쁘게 만들어 주려고 최선을 다한 사람한테.난​ 뭐 좋아서 한 줄 알아요? 나도 손해해예요. 아저씨는 지금까지 많이 해봤겠지만, 난... 됐어요~

도깨비- 난 뭐?

지은탁- 난 첫 뽀뽀라구요~ 이게 이렇게 쓸 게 아닌데... 다시 한 번 (도깨비에게 다사선다)

도깨비- 야야야~ 거기서 얘기해 거기서

지은탁- 나 지금 눈에 뵈는 게 없거든요. 이 상황에서 만지지도 못하면 아저씨가 나 보고 다 토해내라고 할 텐데 이 위기에서 제가​ 못 할 게 뭐 있겠어요~~~

도깨비- 너 뭐야~ 이 세속적인 태도는? 그 안 되면 어쩌려고

지은탁- 이번에도 안 되면 딱 한 가지죠.

도깨비- 뭔데?

지은탁- 진정한 사랑이요. 필요하면 그것​까지도 해야죠. 내가 이 가방을 도로 빼앗기느니 차라리 아저씨를 사랑하겠어요. 죄송합니다. 눈 까지 내리게 하고 애쓰셨는데... (도깨비가 눈내림을 멈추자) 우와~

도깨비- 우와?

지은탁- 저 이제 어떻게 해요? 쫓아내실 ..

도깨비- 안 쫒아낼 거야!

지은탁- 진짜요? 싸인 한 것도 잊으시면 안 돼요~ 남아일언중천금이랬어요. 치사한 어른도 안 돼요~~​

사자 - 불멸에 살다 필멸에 닿은 것일 뿐 너무 오래 그리워하진 마라. 죽음이란 그저 문 밖의 다른 세상일 뿐이니. 너도 언젠가 그 문을 열게 되니.

(등기부서류 가슴에 꼭 쥐고 놓치 않는다. 그때 번호키 누르고 들어오는 도깨비)​​

사자 - 뭐야​? 저자가 왜 저문으로 들어와?

덕화 - 삼촌~ 삼촌 (오열)

도깨비- 덕화 껴안으며) 덕화야

덕화 - 삼촌~ 다시 온 거야? 다시 돌아온 거야? 사랑해 삼촌~

도깨비- 그래 그래~ 그래서 말인데.. 카드 다시 돌려 줄래?

덕화 - 어?

​도깨비- 들었잖아~ 왜 못 들은 척 해?

​덕화 - 삼촌, (카드를 집으며) 그저 문 뒤에 새로운 세상일 뿐이야. 이왕 나선 길, 의연하게 쭉~ 가 삼촌

사자 - 덕화가 삼촌 걱정을 많이 하네. 그래 우리 걱정은 말고

​도깨비- 너 집문서 좀 돌려 줄래? (몰래 자기방으로 들여가려려는 탁에게)

사자 - 넌 대체 일을 어떻게 처리한 거야!

도깨비- 지은탁~

지은탁- 네~

도깨비- 향수, 오백, 가방~ 돌려 주고 올라 갈래?

덕화 - 삼촌~? 저 소녀한테 그렇게 많이 해 줬어?​

지은탁- 싫어요, 안 돼요~ 안 쫓아낸다면서요?

​도깨비- 향수, 오백, 가방, 돌려 달랬지 쫓아낸다고 안 했어~

지은탁- (가방 꼭 붙잡고) 아저씨.. 사랑해요~​ 사랑한다고요~

(은탁을 보며 고개를 젖는다, 사자도 도깨비 옆으로 다가가 '사랑해요' 하니 네~ 이놈!) 요건 애드리브 라지~~

도깨비- 혹시 그 족자 태웠나...?​

유회장 - 태웠지요

도깨비- 이 사람, 농이 지나치네 하하하하​

유회장 - (놀라는 도깨비) 쫄리시죠~? 그리 꼼꼼히 작별하신 벌입니다.​

도깨비- 달게 받겠네.​

유회장 - 족자는 밝은 날 덕화를 통해 잘 단속해 보내드릴 것이오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지요.

도깨비- 고맙고 미안하네.​

유회장 - 허면요 나으리, 나으리껜 송구하오나 이젠 죽고자 마시고 살고자 하시면 어떠신지요. 나으리로 인해 이 세상 어딘가에 옳게 산 그 누군가에게 이상하구 아름다운 행운 한 번쯤, 기적 한 번쯤, 일어나는 것도 좋지 않겠는지요....​​​(베란다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도깨비- ​미래가 바뀐 것인가 신탁이 바뀐 것인가.... 어찌 됐든 돌아오니 좋구나. 속도 없이.

 

 

 

(​주방)

사자 - 기타누락자, 어떻게 된 건지 자세히 얘기해 봐

지은탁- 아, 시작은 꽤 괜찮았어요, 달밤에 메밀꽃밭이 촥~ 이른 첫눈이 ​싹~ 암튼 그래서 제가 검을 딱 잡았는데,  근데 이게 보이기만 하지 잡히진 않는 거예요​.

사자 - 용케도 살아 돌아왔네. 둘 중에 한 명은 영영 못 돌아올 줄 알았더니.

지은탁- 그니까요. 메밀밭에 버리고 올 줄 알았는데 데리고는 오는 거 있죠.

사자 - (속엣말 - 기타누락자는 지금 모르고 있다. 검을 뽑으면 어떻게 되는지. 말해...줄까?  그럼 도깨비 열 받아 죽을지도 모르는데~ 그럼 이 집은 내 껀데)

지은탁- 무슨 생각하세요? 아저씨가 그렇게 보시면 저 좀 무서운데...

사자 - 검이​ 눈에는 보이는데 왜 안 잡힐까.. 뭐 그런 우정 어린 생각.

지은탁- 그죠 저두요 왤까요? 도깨비 씨 말대로 제가 진짜 도깨비신부가 아닌 걸까요? 검을 잡을 수 있는 진짜 도깨비신부가 나타나는 걸까요? 걔는 이쁠까요?​

사자 - 뽑는 데는 순서가 없지.

지은탁- 그니까요. 설마 뭐 구박하고 그러진 않겠죠? 그간의 정이 있는데?

(우려는 현실로. 바로 구박 시작)

아침 식사 시간

도깨비- 식구 하나 늘었다고 생활비가 빠듯하네. 고기가 다 떨어졌으니 원.. 가계부라도 써야 하나... 기분이 이래서 설거지는 어떻게 하나 싶구...

지은탁- (눈치를 보다가 손을 번쩍 들어올리며) 제가 하겠습니다~!설거지 제가 하겠습니다, 꼭 하고 싶습니다!

도깨비- 니가~? 하긴, 한참 설거지 하고 싶어할 나이이긴 하지​~

​(설거지 하는 은탁 옆에서 커피잔 들고 서성이며)

도깨비- 하.. 빨래가 산더미라 큰 일이네~ 이 형편에 매번 세탁소에 맡기기도 그렇고, 옷을 다 갖다 버려야 하나~

​지은탁- 저요~ 제가 설거지 마치는 대로 빨래도 어디 한 번 해보는 건 어떨까요~

도깨비- 그럴래? 니 뜻이 정 그렇다면 손빨래 부탁해​~

(빨래를 너는 은탁 옆에서 책 읽으며)

도깨비- 하휴~ 집안이 청결해야 공부도 잘 될 텐데~ 그나저나 방청소는 언제 하나....집에 수험생이 있으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군.  (​빨래를 도깨비 앞으로 가서 물이 튀게 털자) 방금 일부러 그런 것 같은데?

지은탁- 아닌데요~

도깨비- 나 물 다 묻었는데~ 물 다 묻었는데 (한번더 하자) 일부러 그러는 거 맞는 거 같은데? 왜? 빨래하기 싫어? 불만 있음 얘기를 해~

지은탁- 아~ 불만? 말씀 잘 하셨네~ 아저씨는 지금 제가 신부가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모양인데,  그거 그렇게 되게~ 섣부르게 판단하지 맙시다. 이렇게 구박하시다가 나중에 크게 후회한다 진짜~

도깨비- 신부가 맞는데 왜 보이기만 하고 안 잡히죠 하는 거야?​

지은탁- 나와 함께한 시간이 눈부셨다면서요~?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도깨비- 어, 오늘도.

지은탁- 거봐, ​(놀라며) 네?

​도깨비- 지금도. 속도 없이 눈부시다고.

지은탁- 근데 저.. 왜.. 구박 받아요?

도깨비- 그건 그거니까.

지은탁- 그게 어떻게 그거예요? 막 눈부시고 그런데~ 그러니까 우리 이러지 말고 다른 가치를 찾아 봅시다. 정~ 신부가 그럼, 아저씨가 남친이니까 제가 아저씨 여친 할게요~ ​

도깨비- 싫은데~

지은탁- 그럼 그냥 지인?

도깨비- 싫은데~

지은탁- 그럼 그냥 입주민?

도깨비- 그럼 오늘부터 방세내~ 수도세, 전기, 가스는 별도야.

 (사자에게 가서 하소연)

사자 - 그자가 돈을 요구했다고?

지은탁- 네. 오늘부터 웬수예요. 외나무다리에서 만날 날이 있다구. 검은 왜 안 잡혀가지고 이 난리야

사자 - 더 강력한 게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예를 들면 진정한 사랑?

지은탁- 그건 제가 벌써 다 해봤죠~

사자 - 뭘 다 해봤는데?

지은탁- 입맞춤이요. (하는데 샤워 후 냉장고 열고 있는 도깨비) 아! 깜짝이야.

도깨비- 너 그런 얘기, 막 아무한테나 입 맞춘 얘기 막 ,그런 애였니?

지은탁- 저 얘기 안 했는데요, 방금 아저씨가 했는데요.

도깨비- 하려고 했던 거 아냐?

지은탁- 안 하려고 했는데요~

사자 - 입맞춤을 했어?

지은탁- 해도 제 얘기 하는 건데 아저씨가 왜 난리세요~ 엄밀히 이건 제 입맞춤인데~?

도깨비- 야! 입맞춤에 니꺼 내꺼가 어딨어! 있다 쳐도 반은 내 꺼지.

지은탁- 알았어요. 반 가져요, 그럼.

도깨비- 됐어 안 가져~ 필요없어.​

지은탁- 싫음 말아요, 내가 다 가질거야.​

도깨비- 그래라, 욕심은 많아가지고~ 하!

사자 - 누구는 명함이 없어서 전화도 못하고 있는데 지들은 아주.​

(도깨비방에 따지러 온 사자)​

사자 - 하~

도깨비- 왜?

사자 - 그래 니가 다시 살아온 건 그렇다 쳐. 근데 기타누락자는 내보내야 되는 거 아냐?

도깨비- 어...

사자 - 왜 싫어? 그냥 내보내고 우리끼리 오손도손 살자는데 지끔껏 그랬듯이?

도깨비- 지금껏 누구랑 산 거야, 대체.

사자 - 도깨비신부도 아닌 것​ 같으니 내보내야겠다구 나는!

도깨비- 우리 정체 다 아는 애야, 나가서 뭐라고 떠들 줄 알고 내보내~

사자 - 오백 주면 절대 안 그럴 애로 보이던데?

도깨비- 드라마 보고 뭘 배웠니?​ 한 번 주기 시작하면 끝이야~ 계속 협박 당하고 싶어?

사자 - 내보내기 싫어서 그런 건 아니고?

도깨비- 야~ 난~ 내보내고 싶지, 내보내고 싶어서 죽겠다니까 지금~

사자 - 너 기타누락자가 검 못 잡아서 너 좋지 지금  솔직히~ 안 죽고 더 볼 수 있어서?

도깨비- (정색하며) 야 그게 왜 좋아~ 뭐가 좋아~ 미쳤나봐~~ 구백년을 기다려왔는데 말이 되냐~~

사자 - 그래 그럼 우정으로 내가 도와줄게. 너도 성가실 것 아냐​~ 막 지 맘대로 입맞춤도 하고~

도깨비- (버럭)우리 사이에 무슨 우정이 있다고 우정 타령이야~ 나 죽으라고 응원하는 게 그게 우정이야?

사자 - 이봐~ 너 좋아 지금, 안 죽어서.

도깨비- 아니야~ 단지 지킬 약속이 있어. 서약서에 싸인을 했는데 어떡해. 남아일언은 중천금인데~ 그냥 단지 약속을 지키려는 것 뿐이야~ 남자답게~​

사자 - 나한테 집문서 줄 땐 남자 아니었나 봐?? 하! (화내며 나가는 사자)

도깨비- 야~ 도깨비가 화를 낼 땐, 야~ 이 봐. 사자~ 사자~ 사자야~~​

​(베란다에서 서약서 보며 미소짓는 도깨비​)

(식탁에서 공부하는 ​탁)

도깨비- 멀쩡한 니방 놔두고 왜 여기서 해? 시위하는 거야?

지은탁- 그냥 간식이 가까운 곳에 있는 건데요. 저한테 잘 보일 일이 없어지신 후에 간식이 끊겨서요. 먹을 것 같고 치사하게.

도깨비- 요즘 가세가 기울어서.

지은탁- 아 진짜​~ 아저씨 혹시~

도깨비- 뭐?

지은탁- 수능 답 알아요?

도깨비- 어, 근데 수능이 언젠데?

​지은탁- 그건 모르는데 답은 알아요?

도깨비- 불러 줘?

지은탁- 네!

도깨비- 일단 이거 풀어

지은탁- 네. 참고로 수능은 다음 주 목요일입니다 (신나서 푸는 은탁)

도깨비- 야, 근데.... 그... 지난번에 그 첫눈..

​지은탁- 아 맞다, 그 얘긴 내가 먼저할라 그랬는데. 뭐 부담 갖진 마세요, 물론 제 첫 입맞춤이긴 했는데요.

도깨비- 야, 너, 그.. 첫눈 얘기하려고 했던 거거든~ 첫눈!

​지은탁- 아.... 첫눈... 하지 마세요~ 'ㅊ' 들어간 얘기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

도깨비- 얘가, 그 첫 문제 틀렸어~

지은탁- 하지 마시라구요~

도깨비- 안 출출해?

지은탁- 하지 마시라구요!

도깨비- 요즘 찻소리가 많이 나냐~ 공부하는데~ 그, 침대는 쓸 만하고?

 

​(수능날 버스정류장. 도시락을 건네며)

도깨비- 든든하라고 고기 위주로 준비했어.

지은탁- (뾰루퉁해서) 제가 원하는 게 과연 도시락일까요...​

도깨비- 외울 수 있겠어? 순서대로 답만 부를 거니까 잘 들어. 먼저 언어 영역

지은탁- 아~ 미워! 치~ 들어가세요. 열개라도 외워갈까 마음 흔들리니까. 차 와요.

도깨비- 절대적인 힘에는 예의가 필요한 거야. 뭐 정 그래도 원한다면..

지은탁- 아, 됐거든요~ 어차피 다 아는 문제일 텐데~

도깨비- 오~ (하며 머리 쓰담거리니 어색해진 둘. 버스 지나가고)​ 어깨도 좀 토닥해야 자연스럽겠지?

지은탁- 제가 자연스럽게 시계를 좀 볼게요. (도깨비 팔목시계를 본다) 혹시 지금 시간 멈췄어요?

도깨비- 아니?

지은탁- 어떡해 어떡해~ 나 망했어! 삼십분이나 흘렀다구요!

도깨비- 걱정 마~​ 남친이 도깨비인 거 잊었어~

지은탁- 싫다면서요, 남친?​

도깨비- 거짓말이었어. 따라와 (하며 은탁 손 붙잡고 근처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수능장. 다시 그 문을 열며) 아, 시험 잘봐~

(그때, 자전거 타고 지나가던 동네 양아치. 도깨비에게 에이 눈 똑바로 뜨고 다녀 하며 가는데. 그의 미래가 보인다.자전거 사고로 죽게 되는... 사자 지갑털이한 그 녀석)

(​수능이 끝나고 교문밖에서 자신을 기다려 준 부모를 만나는 모습을 본 은탁.

엄마와의 마지막 날을 떠올리고 집에 돌아오니 케익들고 기다려주는 세명)

​지은탁- 다녀왔습니다~ 오늘 머리 완전 많이 써서 피곤해..

덕화 - 시험 잘 봤어?

사자 - 아이디어 내가 내고, 돈은 이자가 내고, 사온 건 덕화야.

​지은탁- 와 케이크다.... (하며 운다)

​도깨비- 왜 울어? 시험 망쳤어?

지은탁- 그게 아니라 행복해서​..... 나 오늘 완전 행복하니까 소원 빌어야지. 오늘 저랑 함께면 어디든 프리패스니까 있다가 도깨비아저씨랑​ 꼭 영화 보게 해 주세요, 팝콘도 꼭이요.

덕화 - 소녀야, 나는?

지은탁- 오빠는 케익 감사해요~ (수험표를 보여 주며) 할인율 최대 50%(하며 촛불을 끄려하는 모습을 본 도깨비 당황하지만 이미 은탁은 끄게 되고, 촛불을 끈 후엔 은탁 뒤에 서 있는 도깨비. 놀라는 덕화.)

도깨비- 그런 게 있어~ 알려고 하지 마. 왜 그러고 있어? 영화 보자며 팝콘도 먹고~ 가 니 소원 이루어졌어~ 니들도 가~ 방으로, 집으로!

덕화 - 왜~ 나도 영화도 보고, 팝콘도 먹고...

도깨비- 안 돼!

덕화 - 이럴 거면 나 왜 불렀는데~? 수능이고 뭐고 다 핑계 아냐?

사자 - 둘이 영화 한 번 보자고 수능 만든 거면 인정해 주자. 너 나 좀 보고.

덕화 - 네? 저... 왜요?

​(사자방)

사자 - 궁금한 것이 있다.

덕화 - 저보단 아니실 걸요....

사자 - 너! 명함이 어디서 난 것이냐~

덕화 - 네?

사자 - 네모나며 희고 날카로운 모서리에​

덕화 - 저야, 어엿한 재벌 3세니까 나오죠. 근데 명함은 왜요?

사자 - 갖고 싶어

덕화 - 네?

사자 - 그리도 또 궁금한 것이 있다. (하며 덕화 얼굴 가까이 다가가자)

덕화 - 이렇게 가까이 서요.​

사자 - 니가 무슨 주님이라던데.. 건물주님? 네 소박하게 건물하나 갖고 있는데... 왜요?​

​​(덕화에게 물어 써니의 건물 앞에서 기다리다 문 닫고 나오는 써니의 뒤를 몰래 따라간다.

써니를 괴롭히는 취객을 날려서 벌을 주니 놀란 써니 '내게 강 같은 사랑~ '찬송가를 부르며 뛰어간다.

​​(영화관에 간 두 사람. 인형뽑기 기계에서 라이터를 뽑아달라는 은탁. 라이터 하나 못 나오게 하는 도깨비. 영화는 공유 주연의 '부산행')

도깨비- 괜히 소리 지르고 해서 사람 곤란하게 하지 말고 무서우면 말해~

지은탁- 그래도 19년 호러인생인데 이 정도는 감당하지 않겠어요.

(영화 시작하자 무섭다고 호들갑스러운 도깨비 결국엔 먹던 팝콘도 다 달리더니)

도깨비- 영화관에 내린 첫눈..... (째리는 은탁)

​​​(서브웨이)

​지은탁- 나 아저씨 때문에 한 씬도 못 봤어요, 한 씬도~ 무슨 영화인지도 모르겠어.

도깨비- 좀비 너무 무섭지 않냐~? 한국영​화 미래가 밝아

지은탁- 주문이나 하세요. 소리지르구 울구 그래서 배고프실 텐데~ 전 팝콘 많이 먹어서 배 안 고프니까 신경 쓰지 마시고요.

도깨비- 그래 그럼. 신경 안 쓸게. 저거 라지로 한 개만. (혼자 맛있게 먹는 도깨비)

​지은탁- 여기 라지싸이즈 완전 라진데, 그렇게 과식하면 건강에 안 좋아요~

도깨비- 너 전에 쥬스 라이 안 먹었어? 그 전에 소를 몇 인분을 먹은 줄 알아? 되게 맛있는데, 너도 먹지~

지은탁- 이게 얼만데 두 개를 먹어요. 다 알면서. 대체 저 언제까지 구박하실 거예요?  줬다 도로 다 뺏고. 가방 예뻤는데, 오백 처음 봤는데. 처음부터 주질 말든가.

도깨비- 다음부터 그럴게.

지은탁- 줘도 이상하게. 꼭 옆에 없을 사람처럼. 나중에 커서 하라고. 덕화 오빠한테도 카드. 저승아저씨한테는 집.  딱 원하는 것만. 꼭 이별 선물 처럼. 맞죠? 이별 선물? 아저씨 그 검 뽑으면 우리 떠나려고 했던 거죠?... 맞구나?​ 근데 왜요?

​​도깨비- 한번 말한 거 같은데. 신부가 나타나면 더 멀리 떠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지은탁- 어디요? 유럽? 캐나다? 지금도요? 지금도 떠나고 싶어요?

도깨비- 아니, 안 떠나고 싶어. 근데 신부가 진짜 나타난다면 그 선택은 내 몫이 아니게 되겠지.

지은탁- 아, 그쵸. 같이 갈 거예요, 그 진짜 신부랑?

도깨비- 보내줄래?​

지은탁- 아니요, 전 안 보낼 거니까... 아저씨가 그냥 저 버리고 가세요. 진짜 신부 나타나면.....  아니 그 전에 저 나갈거니까.... 그냥 저 없을 때 가시라고요, 저 모르게.

​(논술시험장 데려다 주는 덕화)

덕화 - 어제 삼촌이 맛있는 거 사 줬어?

지은탁- 아니요

덕화 - 너 그 집에서 아직도 콩쥐야?

지은탁- 네, 도깨비 씨는 계모고요. 인생에 계모가 몇이야, 진짜.

덕화 - 참 이상하지. 우리 삼촌이 걸그룹만 봐도 천년의 분노가 사라지는 양반인데.

지은탁- 근데요?

덕화 - 너란 소녀를 만난 후론 삼촌이 계속 분노만 하고 있단 말이지. 니가 어지간히 본인 타입이 아닌 거지​

지은탁- 걸그룹요? 하! 원래~ 대학가고 살 빠지면 다 예뻐지는 거랬어요~ 어른들이. 이놈의 양반, 내가 대학만 붙어봐, 진짜~

​(시험이 끝날 즈음 대학교에 꽃들고 차로 데릴러 온 도깨비. 은탁은 호수 옆 야구장에서 연습을 하는 모습을 본다)

지은탁- 올~ 대딩 오빠들~ (하는데 공이 날아온다​ 피하려는데 누군가 아서 그 공을 글러브로 잡는다)

남 - 괜찮으세요?​

지은탁- 태희... 오빠?

태희 - 지은탁? 와, 이게 얼마 만이야~ 못 알아 볼 뻔했다~

지은탁- 그쵸~ 제가 많이 변했다. 그동안 고생을 디게디게 많이 해 가지고...

태희 - 더 예뻐져서, 키도 많이 크고 (하며 머리를 헝크니 설레는 은탁)

지은탁- 오빠 이 학교 다녀요? 저 오늘 여기 논술 봤는데...

(그 모습을 본 도깨비 꽃을 떨어뜨리고... 우울해지니 비가 내린다.)

(도깨비 방 침대에 아파서 누워 있다)

덕화 - 일어나서 뭐라도 좀 먹어​.

​도깨비- 머리를 헝클더라... 손목을 부러뜨릴 뻔.

​덕화 - 누가~

도깨비- 온몸을 베베 꼬더라.. 꽤배기인 줄.

덕화 - 그러니까, 누가​~

도깨비- 그냥 피아노 치게 뒀어야 했는데.. 그랬어야 둘이 안 만나는 건데.

덕화 - 누가 누구를~~

​(그때 은탁 들어온다. 씻고 나서 머리를 헝클며 태희오빠를 생각하며 즐거운 은탁.)

​(회상씬 -  아홉살 은탁.야구연습장에서 연습하는 태희오빠와 그 옆엔 도깨비를 구경하다. 도깨비의 방망이가 날아와 손에 든 벚꽃 한 잎이 날아간다)

지은탁- 아 안 돼, 아 내 봄. 저 바보아저씨 뭐야~  아 짱나​ <이렇게 두 사람은 은탁 9살 때도 만났었다는~> 다시 현실.

지은탁- 태희오빠가 진짜 야구 선수가 됐구나, 멋있어라~​

​(주방) 냉동고를 열어 아이스크림을 먹으려는 은탁. 염력으로 아이스크림을 자기 앞에 갖다 놓는 도깨비​

지은탁- 아이스크림 드시게요?

도깨비- 싫은데? 혼자 먹을 건데~ 이거 돈 내가 낸 건데~

지은탁- 저 아무 말도 안 했는데요 (하며 아이스크림 하나를 든다)

도깨비- 비가 와서 아이스크림이 너~~무 먹고 싶어. 비가 와서.

지은탁- 아무 말도 안 했다니까요.

도깨비- 그러니까​ 왜 아무 말도 안 했는데 그걸 들고 있어? 좋은 말로 할 때 그 빙글빙글한 거 얌전히 내려 놔

지은탁- 앞에 있던 블루투스를 꺼내며) 블루투스 스피커요~

도깨비- 심술맞게 뺏으며) 손 떼!

지은탁- 이거 어떻게 쓰는지나 알아요? 이걸루 사진도 찍을 수 있는데~

​도깨비- 흥~ 이걸로 이거 먹는 거 사진찍을 거니까 만지지 말라고~ 뭐~ 왜?

지은탁- 먹을 것 같다가 치사하게 진짜~ 비 왜 왔는데요? 기분이 왜 우울해요? 왜?

도깨비- 그걸 몰라서 물어?

 

지은탁- 뭐, 검 안 잡히는 그거요? 그게 뭐 제 탓이에요? 저는 최선을 다했다구요~ 그 검 애초에 뽑히는 건 맞아요?  아니 뽀뽀를 해도 안 돼, 서로 사랑해, 다 했는데도 안 되는데 뭘 더 어떻게 해요?​

도깨비- 너 진심 아니었잖아~ 아주 세속적인 사랑해였잖아~

지은탁- 아저씨는 뭐 진심이었어요? 아주 이해관계 확실한 사랑해였잖아요~ 하여간 성격 진짜 이상해

​도깨비- 넌 뭐 좋은 줄 알아?

지은탁- 전 어리잖아요~!

도깨비- 어린 거 그거 뭐? 난 안 늙을 거지만 넌 늙을 거잖아~ 난 계속 젊고 아름다울 거라구~

지은탁- 아저씨가 젊진 않죠~ 그리구 저 첫사랑 만나서 아저씨가 아름다울 '틈'이 없네요~

도깨비- 뭐, 뭔 사랑?​

지은탁- 아저씨 야구 잘해요? 우리 태희 오빤 야구 대빵 잘 해요~​

​도깨비- 니가 봤어? 나 야구 하는 거? 보면 깜짝 놀랄라구 이게~

지은탁- 아 저는 이제 입주민도 아니고 이거 예요? 아, 이건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이걸로 인생 사진 잘 찍으시고요.

도깨비- 너 찍어달라고 하지 마~ (블루투스 사용 방법 모르는 도깨비 화난다) 이게 진짜~

​(질투심에 야구단에 찾아간 도깨비)​

도깨비- 최태희가 누구야~ 나와~​ (그때 등장하는 멋지게 태희)

태희 - 제가 최태희인데 누구세요?​

도깨비- 너, 이렇게 생길 거였었어?

태희 - 네?

도깨비- (신경질 부리며) 여기서 제일 잘 생겼잖아!

태희 - 그거야 그렇죠. 근데요, 아저씨 저 본 적 있죠?

도깨비- 지금 보잖아, 지금~

태​ - 아니요. 나 봐봐요. 저 진짜 어디서 본 적 없어요? 나 요만 할 때.

​(회상씬- 야구연습장, 헛 방아질 하는 도깨비 옆에서 연습하던 어린 태희 한심하다는 듯)

태희 - 그것도 못 치냐~ 허리를 이렇게 이렇게 좀 해보세요~

도깨비- 됐어~ 너나 잘해~

태희 - 제가 더 잘하니까 그러죠~ 일단 방아이를 그렇게 잡으시면 안 되고요~

도깨비- 어이~ 155센치짜리 김서방~ 내가 이 방망이로 살아온.. 됐고, 너 내가 누군지 알면 깜짝 놀라니까 너나 잘하라고

태희 - 그럼, 저랑 내기 하실래요?

도깨비- 하! 어이가 없네. 너 지금 누구한테 내기를~ 진짜 후회하지마 너~

태희 - 아저씨나 후회하지 마세요~ 그럼 열 개 치기. 이긴 사람 소원 들어 주기~

도깨비- 좋아~ (태희는 다 치고, 도깨비는 헛 방망이)

 

 

​(태희집)

엄마가 전화를 한다.

도둑놈이 언제 들어왔는지 피아노만 쏙 가져 갔어, 그 큰 걸 빼내가는데 어떻게 동네 사람 한 명이 못 봐?​

<그 다음씬 - 정말로는 엄청 야구 잘 하는 도깨비.. 아마도.. 태희의 소원을 들어 주기 위해 일부러 져 준듯> 다시 현실.

태희 - 그때 제가 이겨서 내 피아노 좀 없애달라고 했잖아요~ 저 진짜 소질 없는데 우리 엄만 포기 못한다고, 난 야구선수가 될 거라고.  근데 진짜 피아노가 없어졌거든요.

도깨비- 근데?

태희 - 그때 그 아저씨... 아니냐구요​

도깨비- 아니야!

태희 - 아닌 게 맞는 것 같긴 한데.. 근데 그때 그 아저씨면 아저씬 너무 안 늙었거든.

​(​주방에서 콩나물 다듬는 사자에게 사연을 들려 주며 같이 콩나물을 다듬는다)

도깨비- 그렇게 된 연유로 그 아이가 날 알아 봤어.

​사자 - 어쩌라고?

도깨비- 너 말 고따위 밖에 못해? 그딴 대답 듣자고 내가 이 상스러운 걸 같이 다듬고 있는 줄 알아? 니가 기억을 안 지우면 늙지 않는 남자에 대한 흉흉한 소문이 돌 테고, 난 이곳을 떠나야 된다고~ 오손도손 살자며?

사자 - 그런 적 없다며?

도깨비- 너 인생 그렇게~ 사는 거 아니다~ 서로 돕고 살고~

사자 - 기억 하나 못 지우는 도깨비한테 도움은 무슨.

도깨비- 어 그래 두고 보자 어디. (돌아서 가며 콩나물을 염력으로 태움)

사자 - 야!

도깨비- 뭐? 어차피 익혀 먹을 거 아니었어? 허!​

​(서약서를 똑같이 써 와서 도깨비방에 몰래 들어가 가방을 열고 확인 한다.)

지은탁- 좋아, 완벽해~ (그때 들어온 도깨비​. 깜짝 놀라 급하게 깔고 앉는다)

​도깨비- 이 방엔 무슨 용무로?

지은탁- 그.. 청소하러.

도깨비- 청소기 밖에 있던데?

지은탁- 깔고 앉은 거 내놓고​ (하니.. 한 장을 꺼낸다)

도깨비- 한 장 더! (나머지 한 장도 꺼낸다)​ 난 싸인을 한 번만 한 것 같은데...

지은​탁 ​- 진짜요? 근데 이게 왜 두 장이지? 어머 세상에

도깨비- 너 이거 사문서 위조에, 무단침입에, 절도에

지은탁- 아, 치사해. 진짜, 걸그룹한테는 천년의 분노도 싹 다 없어진다더만, 그런 타입이신지 몰라 봬서 송구스럽구요  (옆에 있던 시집을 들며) 이거 제 꺼니까 주세요, 나 이거 돌려받을 겸 해서 온 건데 진짜 알지도 못하면서~ 내가 읽고 있으랬지 언제 가지랬나~

도깨비- (은탁이 나가자) 야~ 쟤 봐라, (계약서를 보며) 이봐라 이봐라~ 무엇이 사본인지 무엇이 원본인지 알 수가 없구나.  이 와중에 재능있다 칭찬할 수도 없고 저거 진짜 커서 뭐 될라고.​

​​(방으로 온 탁 소파에 앉아)

지은탁- 책도 막 험하게 본 거 아냐~ 남의 거라고? 아 열 받아~ 뭐 하나 걸리기만 해 봐 아주~ 이거 봐 이거, 남의 책에다가 낙서 했어~ 참나~ 첫사랑? 그치 있었겠지.빗자루 주제에 아주 할 건 다 해요~나는 첫 뽀뽄데.​ 글씨 되게 못 쓰네 (하는데 오빠에게 걸려온 전화, 목을 가다듬고) 오빠 안녕하세요~

 

​(건물 ​옥상에서 태희와 아이스크림 집을 들어가는 모습을 보는 도깨비.. 가슴을 쓸어 내리며 집으로 들어가니.사자가 다급하게 다가온다)

도깨비- 어쩌라고?

사자 - 전화 왔어.

도깨비- 그니까, 어쩌라고?

사자 - 전화 좀 받았어. 또 피하면 나 죽일지도 몰라. 근데 아직 명함이 없어서 받을 수가 없어. 받아서 할 말이 없어... 한 번만!

도깨비- 왜 할 말이 없어~ 서로 돕지 말자며 `필요 없다며~ 앞을 못 보는 저승하자~~!

사자 - 아 됐어! 근데 기타누락자 얘는 어디 갔어~

도깨비- 걔도 너 못 도와, 요 밑에 아이스크림 집 앞에서 하하호호헤헤히히 깨 볶는 중이라.

사자 - 깨를.. 볶아? 집 놔두고 왜 밖에서?

도깨비- 아, 꺼져! 설명하기도 싫어

 

(아이스크림 집)

지은탁- 생각해보니까 너무 신기하더라고요. 어떻게 거기서 오빠를 딱 만나지~

태희 - 나두

지은탁- 오빤 어떻게 지내셨어요?

태희 - 글쎄, 가끔 니 생각하면서?

지은탁- 오빠두 참 (하는데 사자가 와서 놀란다)

사자 - 기타누락자~ 전화 좀 받아 줘~

지은탁- 미쳤엉? 여기까지 따라오면 어떡해요~?

태희 - 누구셔? 아버님... 이셔?

사자 - 자네, 말이 심하군. 말이 심한 자. 이름이 뭔가?

지은탁- 오빠, 이름 말하지 마요. 눈도 안 돼요, 눈 깔아요 빨리! 이씨!

사자 - 난 지금 전화를 받을 수 없으니, 나 대신 전화를 받아주지 않으면 저자의 이름을 묻고 잘.. 적어두겠어. 해결해!

지은탁- 알았어요, 오빠 잠깐만요.

사자 - 말이 심한 자, 좀 앉지. 그래, 피아노를 치다 야구를 한다고?

태희 - 어떻게 아세요?

(밖으로 나가 전화를 받는 탁)

지은탁- 아, 여자가 받으면 또 오해를 할 텐데... 아 몰라~ (목을 가다듬고) 여보세요~

김선 - 김우빈 씨 핸드폰 아닌가요?

지은탁- 맞습니다. 아.. 김우빈과장님께서 지금 잠시 자리를 비우셨습니다.

김선 - 과장이에요, 그 사람~~?

지은탁- 아.. 부장님이십니다.

김선 - 무슨 회산지 1초만에 승진을 하네요. 됐고 옆에 있는 거 다 아니까~ 전에 봤던 까페, 내일 오후 한 시 과장으로 오든, 부장으로 오든, 오라구, 늦으면 죽~여버린다고 전해 주세요~

사자 - 어떻게 됐어 뭐래?

지은탁- 얼굴 보고 얘기. 내일 오후 한 시. 전에 봤던 까페. 근데 방금 전화 거신 분, 어디서 많이 들어 본.. 혹시?

사자 - 잠깐, 내 질문 먼저.

지은탁- 아. 질문 뭔데요? 전화번호, 나이. 혈액형. 미혼, 기혼. 재산 정도. 여친의 경험 유무, 이상형 등등. 뭘 물을지 몰라요 다 준비하세요.

 

 


(까페)

사자 - 만34세. 생일 음력 11월 초닷새. 사수자리. AB형. 미혼. 집은 전세. 차는 필요하면 곧. 과거 깔끔, 명함은 아직... 보고 싶었어요..

김선 - 허.. 참나, 저두요. 웃긴 남자야 진짜~ 좋아요? 그렇게 전화를 피했으면서?

사자 - 전.. 명함 없는 사람 안 좋아하실 것 같아서...

김선 - 그럼 명함이 없다, 전화 받아서 말하면 되잖아요~ 문자로 보내도 되고.

사자 - 앞으로는 꼭. 써니씨는 혹시 명함이?

김선 - 내 명함은 왜요?

사자 - 써니씨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서요​.

김선 - 저는 얼굴이 명함이에요. 얼굴에 딱 써있죠~ 예.쁜. 사.람.

​사자 - 아.....~ 네...~ 그렇네요~ 정말, 받아가고 싶네요.

김선 - 거봐요~ 만나면 이렇게 재밌잖아요, 더 알아가고, 더 친해지구~​ 우빈씨는 뭐 좋아하세요~

사자 - 써니씨요

김선 - 미친다~ 말고요~ 취미 뭐 그런거요~

사자 - 써니씨요

김선 - 알겠는데요 (사자 선의 말을 막으며)

사자 - 어디로 튈지 모르는 써니씨의 행동에 드라마 만큼 맹목적으로 끌립니다.써니씨의 예측 불가능한 행동들은 상상력을 발휘해야 하고, 제 서툰 행동들은.... 하나같이 오답이네요.제게 요즘 새로 생긴 써니씨라는 취미가 신의 계획 같기도, 신의 실수 같기도......., 그렇습니다.

김선 - 뭐 이렇게 말을 잘해, 혹시 뭐 종교 있어요?

사자 - 또 뭐가 있어야 하는군요. 준비되면 다시 연락을.... (일어선다)

김선 - 아니에요~ 없어도 돼요, 딱 앉아요 죽여버리기 전에 ..... 이 남자 뭐지?

사자 - 만 43세 생일~~~~~~

김선 - 아 그냥 앉아만 있으라구요, 화보 보는 셈 칠 테니까.​(카페 밖으로 나와)

김선 - 뭐 좋아해요?

사자 - 채소요. 저는 그럼. (과식하면 안 된다고~~)

​김선 - 나 제일 병들게 하는 분 여기 계시네요. 됐구 어디가는데요?

사자 - 회식갑니다. (시계를 보며) 빠지면 벌금 있어서요.

김선 - 나 뭐 이런 남자가, 정말 서툰 행동들이 하나같이 오답이네요, 죄다 틀렸어요.

사자 - 문제가..... 너무 어렵네요.

(식자리 가는 도중 동네 양아치에게 지갑 털린 사자.다른 사자들은 모자 쓰고 나가고 사자의 모자도 가져가 버렸다.무전취식으로 경찰서에 가게 된다)

사자 - (도깨비에거 전화를 걸어) 니 도움이 필요해.

 

(경찰서)

경찰 - 신원 보증하실 거예요? 신원 보증인이 있어야 나갑니다.​

도깨비- 오해가 있으신 모양인데 저는 전화를 받고 오긴 했지만 이자를 모릅니다. 도움이라는 걸 받아 본 적이 없어서​....글쎄요.. 어떻게 도와야 할지​

경찰 - 연락 받고 오신 거 아니에요?

사자 - 아는 걸로 하자. 나도 도울게. 태희 오빠 기억 방면으로.

도깨비- 방금 아는 사입니다. 무전취식이라.. 참 듣도보도 못한 상스러운 죄목이네요​. 어디에 사인하면 되죠? (하며 명함 꺼낸다) 저 이런 사람.

사자 - 너 명함 있어? (부러운 눈으로 본다, 경찰서 밖으로 나와) 어떻게 된 거야? 너 왜 명함있어?

덕화 - 끝방삼촌~ 두부 드세요~

사자 - 너 알았어? 이 자에게 명함있던거?

덕화 - 명함이요? 당연히 있죠~ 우리 회사 다 삼촌 거예요~ 호텔 무역 선박 정유 건설 가구 다요

도깨비- 아 됐어~ 말 안 했어~ 내가 이렇게 큰 사람이다~

덕화 - 삼촌~ 두부 두부 두부요~ 하~ 나 이런 거 진짜 해보고 싶었는데

사자 - 삼촌이나, 조카나~ 됐어~ 비켜! (하며​ 팔짱을 끼고 간다)

덕화 - 근데 저 삼촌은 왜 저렇게 하고 맨날 걷.. ​나 눈치 깠어 나 눈치 깠어~ 나 알았어~ 그때 손 닿으면 보인다는 그거?

도깨비- 인간의 전생~

덕화 - 놀라며) 허~ 손 닿으면 전생이 보인다니~ 그럼 삼촌은? 삼촌은 뭐 그런 특기 없어?

도깨비- 난 살아 있는 게 특기야

덕화 - 비오는 거 말고는 없구나~? 그지~ ​

경찰서에서 집에 돌아오니 아직 귀가하지 않은 은탁. 전화를 거니

도깨비- 너 지금 어디야? 지금 시간이 몇 신데 안 들어와~ 이 험한 세상에~

지은탁- 지금 일곱시고요, 제가 좀 바빠서요.

(끊고 꺼 놓는다. 귀신들 찾아가 은탁 어딨는지 묻는 도깨비​)

(할아버지 심부름 족자 들고 도깨비집에 온 덕화)

덕화 - 삼촌 삼촌~

사자 - 니네 삼촌 없어~ 나갔어~

덕화 - 그래요? 그럼 이것 좀 삼촌에게 전해주세요~ 차에 두고 계속 깜빡한 거 있죠

사자 - 넌 카드 뺏​기고 뭐가 예쁘다고 순순히 배달이야?

덕화 - 할아버지가 갖다 주면​ 용돈 준댔어요~

사자 - 인간들이란.

덕화 - 자본주의가 이렇게 무섭고 편리한 겁​니다,끝방삼촌

사자 - 근데 이거, 너한테는 카드 줬고, 나한테는 집 줬으니까, 너희 조부한테 준 건 훨씬 비싼 거겠네?

덕화 - 저도 뭔지 몰라요, 모르니까 볼까요, 삼촌도 없는데~ 누구지? 삼촌 옛날 여친? 골동품 갖기도 하고.... 그죠?​ 끝방삼촌 왜 그래요?

(펼치니​ 전생 선의 그림. 보자 마자 이유로 모른 채 눈물 흘리는 사자, 가슴도 아프다)

(과거 씬 - 어깨에​ 그릇 올려 놓고 걷는 걸 담장 밖에서 지켜보는 왕여와 눈 마주치자 그릇이 깨지는 장면)

이어서. ​구멍가게 앞에 앉아 옥탑방 사자에게 이야기 하는 삼신)

삼신 - 참으로 비통한 사랑이 아닐 수 없었지.​ 슬프잖아. 운명이라는 게... 사랑은 죄가 아니니 그들은 죄를 지은 게 아닐지도.

후배 사자​ - 저는 무슨 죄를 지었길래 이렇게 갑자기 월세를 올리시는 건가요? 이렇게 갑자기 월세를 십만원이나 올리시면 진짜 곤란합니다.

삼신 - 총각 이사 온 뒤로​ 자꾸 꿈에 저승사자가 보인다니까.

후배 사자 - 하하하.네.. 그리고 욕실에 자꾸 물도 새는데 대체 언제쯤?

삼신 - 그래? 그럼 씻지 마~ 안 씻어도 예뻐~​

(귀신에게 물어 결혼식 축가 알바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도깨비 - 노래는 이선희의 '그 중에 그대를 만나') 공원 걸으며

도깨비- 노래 잘 하더라..

지은탁- 쫌, 어떻게 알고 왔어요?

도깨비- 니가 뛰어봤자 내 손바닥 안이지, 닭집은 알바 짤렸어?

지은탁- 알바를 늘렸죠~ 축가알바 좋거든요. 근데 결혼식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좀 이상해요.

도깨비- 뭐가 이상한데?

지은탁- 그냥, 아.. 나는 촛불 밝혀 줄 엄마도 없겠구나. 아..​나는 손 잡아 줄 아빠도 없겠구나.사진 찍어 줄 친구도 없고, 친구가 없으니 축의금도 없겠구.. 뭐 그런 생각. 웃기죠? 그래서 아저씨 신부에 집착했던 것 같아요.​ 가족이 생기는 것 같아서. 나한테 없는 그 가족이라는 게 운명처럼 나에게 온 줄 알았던 거죠.

도깨비- 아, 왜.. 울어? 나 미안하라고?

지은탁- 아니요. 따지고 보면 미안한 건 난데요 뭐. 있잖아요. 아저씨 정말 미안해요. 내가 검 못 빼 줘서. 계속 말할라고 했는데. 요새 우리 만나기만 하면 싸워가지고... 타이밍이 좀 그렇긴​ 한데 이왕 말 나온김에 해야겠다. 제가 지금 알바도 늘리구 차근차근 준비를 하고 있거든요.그러니까 저 나갈 때까지 쪼금만 기다려 주시면 안 돼요? 구박하지 말구.. 저 준비 돼서 나갈 때까지 수험생 할인으로 구박​ 50프로만 할인해 주세요, 네? (울면서 웃는 탁)

도깨비- (꼬옥 안아주며) 할인은 안 되겠는데~ 50프로, 절대 안 돼 (피식 웃음)

지은탁- 치! 45프로 (아주 작은 소리로)

(하하하 웃는 도깨비 그 순간 칼 꽂힌 가슴이 아프다.)

지은탁- 왜요? 아파요? 혹시 검 때문에 그래요? (그 순간 검이 잡는 은탁​) 아저씨 검이 잡혀요! 잠깐만요, 잠깐만 기다려요. 내가 빼줄게요. 어 움직여요~

(놀라서 은탁을 밀게 되고 바로 구하며 내레이션)​

도깨비- 신탁이 맞았구나. 내가 본 미래가 맞았구나. 이 아이로 인해 ​이제 난 이 불멸의 저주를 끝내고 무로 돌아갈 수 있겠구나  인간의 수명 고작 백 년, 돌아서 한 번 더 보려는 것이 불멸의 나의 삶인가.... 너의 얼굴인가...... 아... 너의 얼굴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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