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도깨비 대사 6화

 

쓸쓸하고 찬란하神 - 도깨비 대사 6화

 

 

 

 

 

​(캐나다에 여행 간 29세 짧은 머리를 한 은탁의 미래를 보는 도깨비)

(15화엔 전체로 나옴)- 지은탁- 생각이 짧았어요. 운동화 안 갖고 와서 발 아퍼 죽겠어요~

김선 - 발을 아파도 꼴은 괜찮았겠네~. 담엔 꼭 챙겨야지~ 깨​달았잖아~

지은탁- (이번 화에선 여기에서부터) 그니까요~ 뭐 외국엘 와 봤어야죠

김선 - 그니까 하필 아홉수에 뭔 해외야~ 나 스물아홉 땐 집앞 슈퍼도 안 나갔어~

지은탁- 진짜요?

김선 - 어. 약속이 없어서​

지은탁- 저 그래​도 외국 처음 온 사람 안 답게 엄청 잘 다녀요. 쪼금 헤매구 밥도 안 굶구 소도 한 덩이 크게 먹을게요

​(6화 부분)​

지은탁- 저 어떤 남자랑 멋진 레스토랑에 왔거든요~

김선 - 레스토랑이 멋지면 어떡해. 남자가 멋져야지.

지은탁- (선과 통화 마치고) 대표님 여기요~ (하며 활짝 웃는다)

(이런 미래를 본 도깨비의 내레이션)

도깨비- 스물아홉의 너는 계속 환하구나... 하지만 니 옆에 나는 없구나... 나의 생은 결국 불멸로 끝냈구나.​..

내 죽음 뒤에 그 시간의 뒤에 앉아 있는 너는, 내가 사라진 너의 생은 나를 잊고 완벽히 완성되었구나...

나는 ​사라져야겠다... 예쁘게 웃는 너를 위해 내가 해야 하는 선택... 이 생을 끝내는 것... 결국 난 그 선택을 했구나... (도깨비 울다...)​​

​(그 미래의 장면을 보고 난 후에 도깨비는 탁에게 냉랭하게 대한다)

도깨비- 검 좀 뽑아줘, 지금. 부탁이야.

지은탁- 갑자기 나와서 무슨.. 좀 전에 노크했는데 답도 안 해놓고...

도깨비- 답하러 나왔잖아. 이제 그만하고 싶어.

지은탁- 뭘요?

도깨비-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생각.

지은탁- 아까 결국 했다는 선택, 그거요? 그게 뭔데요? 정확히 어떤 선택을 하셨다는 건데요?

 

도깨비- 대답만. 질문 말고.

지은탁- 죄송한데요, 그러기엔 제 조사가 아직 안 끝나서요.

도깨비- 무슨 조사?

지은탁- 아저씨 이름 찾아봤어요, 인터넷으로. 생의 업적 뭐 그런 거 아무것도 없던데? 애초에 누가 다 지워버린 것처럼.

      아저씨가 ​전에 나한테 그랬잖아요. 니가 나에게서 무언가를 발견한다면 넌 나를 아주 많이 원망하게 될 거라고.

      무언가는 검이었구 저는 그걸 발견했구 아저씨 원망 안 하는데 원망 할 거라고 한 걸 보면 그건 뭔가 더 남아 있다는 거구.

      그래서요.. 그 검, 절대 안 ​그럴 거라고 믿었던 사람이라 그랬죠? 아저씨 혹시 나쁜 일 해서 역사 속에서 기록이 삭제된 거예요?

      나쁜 일 해서 벌 받는 거면 검 뽑아주기 좀 그렇잖아요. 아저씨 혹시 뭐 역모? 그런 거 했어요?

도깨비- 어, 맞아. 니 말이.

       살아​ 남기 바쁜 생이었다. 역사에 기록되지 않을 시간들이었다. 안간힘을 썼으나 죽음 조차 명예롭지 못했다.

     ​ 왕을 향해 나아간다고 해서 나아질 건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난 나아갔고 내 한걸음 한걸음에 죄없는 목숨들이 생을 잃었다.

      내 죄는 용서 받지 못했고 지금 나는 벌을 받고 있는 중이다. 이 검이 그 벌이다.

      근데, 그게 벌이래도..... 구백년 받았으면 많이 받은 거 아닐까?

​지은탁- (울며) 아니에요, 벌일 리 없어요. 신이 벌로 그런 능력을 줬을 리가 없어요. 아저씨가 진짜 나쁜 사람이었다면

      도깨비만 존재하게 했을 거예요. 도깨비신부 만나게 해서 그 검을 뽑게 했을 리가 없어요. (지도 울면서 우는 도깨비 눈물 닦아주며)

      어떤 존재였는지 모르겠지만, 아저씬 사랑 받고 있어요, 진짜루.

      제가 말한 나쁜 일은 왕의 여자를 사랑해서 막 하옥하라 뭐 그런​ 버전이었어요. 역모 얘긴 죄송해요.

도깨비- 그럼 이제 나 예뻐지게 해주면 안 될까.

지은탁- (눈물 닦으며) 네~ 그건 안 되겠어요.

도깨비- (네,라는 말을 듣자마자 은탁과 동시에 말을 함) 그래 잘 생각... 어?​

지은탁- 아저씨 구백년을 매일 그런 생각​을 했어요? 그럼 구백년을 매일 절실했겠네요. 아, 아저씨 너무 불쌍하다.

도깨비- 언행일치를 좀 해주면....

지은탁- 슬퍼서 일단 울긴 하는데요, 자꾸 맨입으로 그러시면 어떡해요~ 아저씨 예뻐지기시엔 너무 노력을 안 하시는 것 같단 생각 안 드세요?

도깨비- 뭐라고​?

지은탁- 들었잖아요~ 저도 불생해봐서 아는데요~ 자고로 불쌍한 땐 동정보다는 뭔가 확실한 게 좋거든요. (시계 울림)

     ​저 알바 가야 될 시간이네요.

도깨비- 야~

지은탁- 저 알바 다녀올 동안 잘 생각해보세요, 제가 뭘 원할지. 나보다 더​ 불쌍해. 내가 다 혼내줄거야.

도깨비- 니가 원하는 게 뭔데? 돈 집 보석 그런 거?

지은탁- 과연 그걸까요?

도깨비- 그럼, 혹시.. 니가 필요하면 내가 그것까지 해준다고 했던 그거?

지은탁- 뭐, 사랑이요? 보석 가득한 집을 돈으로 사서 사랑을 담아주실 생각 같은 건 못하시는 거예요?

도깨비-​ 너 가! 빨리 가! 알바 가!

지은탁- 난 벌써 말했었는데 전직 무신이시라 그런지 암기 쪽은 별루신가 보다~

도깨비- 야~ 너! 그거 직업 비하야. (은탁 나가고)

     위로도 해주고 따라 울어도 주는데 검은 안 뽑아준다....

      어찌 그런 슬픈 와중에 그런 결론까지 갔을까....  (29세 씬 생각하며)

     그 와중에 대표님을 만났군... 죽는 건 죽는 거고, 대표님? 여기요? 하!

​(2:2 미팅 중 이름을 묻자 김우빈이라고 소개했으나 직업까지 묻자 곤란하기만 한 사자. 재벌3세인 덕화에게만 관심이 쏠리자

 신경질이 나서 덕화랑 선이 친구 최면 걸어 보내고 레드썬~ 건물주 덕화의 번호 알려달라는 말에 핸드폰 꺼내 버벅 거리는 사자)

김선 - 패턴이나 비밀번호 있어요?

사자 - 그런 거 없습니다

김선 - 매번 뭐가 없으시네요, (검색 중 도깨비와 도깨비 신부 번호 발견)

도깨비 내와랑 아시는 사이신가 봐요?

사자 - 아, 뭐, 본의 아니게​

김선 - 이 도깨비는 업종이 뭐예요? 요식업? 내가 아는 도깨비는 떡집인데.

사자 - (진지하게) 제가 아는 도깨비는 그냥 '업'이 많습니다.

김선 - 진짜 이상한 사람이야~

(​은탁과의 대화 후 약을 먹는 도깨비)

사자 - 인간의 약이 듣긴​ 듣는 거야?

도깨비- 술과 약 중에 선택해봤어. 넌 잘 만나고 왔어?

사자 - 술 마시잖아... 이상한 사람이래. 뭐가 많이 없잖아 내가. 특히 명함

도깨비- 잘 속였네 사람 아닌데.

사자 - 조증이야, 울증이야?

도깨비- 통증이야. 내 입으로 뱉은 말들이 다 나한테로 다시 돌아와. 인간의 생사에 관여한 부작용이 너무 크다....

     큰~ 사람으로서 못나기가 이를 데가 없다.

사자 - 그냥 키만 컸지 뭐

도깨비- 이쯤 살았으면 주어 담지 못할 말은 안 뱉고 살 만도 한데 죽어도 싼가..

사자 - 죽어도 싼 죽음은 없어

도깨비- 진짜야?

사자 - 늘 예외가 있다는 게 문제지만. (도깨비 째려봄) 니가 웃을 줄 알았지. 약은 왜 먹었는데? 기타누락자랑 무슨 일 있었어?

도깨비- 아니 그냥. 이말저말 하다 울더라. 나 불쌍하다고. 그래서 내가 기대했잖아. 근데 뭐 일단 슬퍼서 울긴 하는데

     검은 안 빼주겠대. 아, 뭐, 지만 울었어?

사자 - 너 울었어? 기타누락자 앞에서?

도깨비- (귀엽게) 살짝 옆이었어. 비스듬했어.

사자 - 한심​하다, 넌 이제 끝났어. 여자는 틱틱대고 눈 안 마주치고 무관심한 그런 남자 좋아해. 어디서 눈물이야~ 어휴~

​도 ​- 그래서 넌 첨 보자마자 울었어? 마셔 술

사자 - 넌 빨리 한쪽으로 결정을 해. 밉 보일지 잘 보일지 니가 무슨 햄릿도 아니고..

도깨비- 셰익스피어, 그 친구 참~ 죽느냐 사느냐 얘기만 했더니 그런 걸작을 써내더라~

사자 - (술 뿜으며) 어디가 마니 안 좋아~ 병원 갈래?

도깨비- 고칠 수 있을까?

사자 - 플라시보효과 몰라? 상담이라도 받으면...

도깨비- 검이 아프기 시작했는데.

사자 - (신이 정말 견딜 수 있는 시련만 주는 거라면 날 과대평가 한 것 같다는 도깨비의 말을 떠올리며) 급한대로 안겨 볼래?​

도깨비- (일어나 검 빼든다)

사자 - 뭐 그렇게까지 싫으면야... (검을 계속 휘두르니) 아고 정신 사납다, 그만해라.

​(치킨 집에서 반지 보는 선)

지은탁- 반지 사셨어요?

김선 - 아니 남자가 줬어 그남자

지은탁- 헐~ 육교 그남자? 언제요? 어때요?

김선 - 여전히 잘 생겼고, 여전히 이상하지. 이상하다 싶으면서도 얼굴 보면 자꾸 까먹어.

(로또 번호를 알기 위해 도깨비를 칭찬까지 했는데, 미성년자라고 로또 못 사서 화 나 있는 은탁,

농사 망친 아들 걱정하는 할머니의 아들이 농사를 망친 이유)

지은탁- 서울에만 비가 와서 서울에만!

도깨비- 모든 비를 내리는 건 아니야. 절대적인 힘에는 예의가 필요한 거고.​

지은탁- 아저씨, 죽으면 신 만날 수 있어요?

사자 - 왜?

지은탁- 좀 따지려구요. 도깨비 씨 너무 쓸쓸한 수호신인 것 같아서.

     사람들은 모를 텐데. 세상에서 멀어지고 있을 때 누군가 세상쪽으로 떠밀어 준다는 거.

     근데 나는 아니까... 그래서 도깨비 씨 검 빼주려구요.

사자 - 뭐?

지은탁- 검 빼고 예뻐져서 더 찬란한 수호신 되라고요.

사자 - 야, 은탁아. 아니 기타누락자~ 니가 지금 남 걱정할 처지가 아닐 텐데.

      너 효용가친가 뭔가 없어지면 내쫓길 수도 있어, 괜찮어?

지은탁- 이게 뭐 제껀가요, 인생이란 게 원래 잠깐 빌리고 잠깐 머물다 가는 거죠. 지옥이란 게 지옥에만 있는 게 아니거든요.

      근데 이집에 와서는 맨날 행복했어요. 천국을 훔쳐본 느낌이랄까... 그래서요 보답하려구요.

     예뻐진다는 게 정확히 뭔지 모르겠지만 저승아저씨가 저 검 뽑는 거 응원하는 거 보면 아저씨한테 좋은 일인 거 확실하구.​

(삼신할매 병원에 가서 아픈 아이 안 아프게 해 주고, 사자는 육교에 있다가 써니가 오는 것을 보고 당황하며 모자를 쓴다.

써니가 사자에게 전화를 걸자 벨소리만 들린다. 놀라서 넘어지려는 써니를 뒤에서 몸바쳐

넘어지지 않게 도와 주고 놀란 써니는 왜 자꾸 이런 일이 생기냐며 후다닥 가 버린다.)

전봇대에 기대어 걸어오는 은탁을 바라보며 도깨비 내레이션 -

생이 나에게로 걸어온다. 죽음이 나에게로 걸어온다. 생으로 사로 너는 지치지도 않고 걸어온다.

그러면 나는 이렇게 말하고야 마는 것이다. 서럽지 않다. 이만하면 되었다 된 것이다 하고.

(먼저 알은 척 안 하자 도깨비 눈 앞에 손을 휘휘 저으며)

지은탁- 여기서 뭐 하세요? 저 안 보이세요?

도깨비- 봤지. 너 걸어오는 거​.

지은탁- 오~ 이렇게 길게? 좀 감동인데~ 근데 그렇게 길게 보면 뭐 좀 다르나? 아님 그래도 여전히 그래요?

도깨비- 뭐가

지은탁- 전에 그랬잖아요. 난 안 보인다구, 나의 스무살 서른살.. 아직두 그래요, 난?

도깨비- 응 너한테선 안 보여. 보통은 길흉화복 정도는 보이거든.

지은탁- 그렇구나. 저는 기타누락자라서 그런가 봐요. 존재가 참 시시했는데 특별해졌네요. 내가 만드는 대로 그게 내 미래일 거니까.

      걱정마세요 난 뭐 맨날 아프나. 저는 지금 겸허히 운명을 받아들이고 씩씩하게 사는 당찬 도깨비 신부라구요~

      근데 좀 궁금하긴 하다. 나의 스무살.. 나의 서른살...

도깨비- 이렇게 클​ 거야 계속.

지은탁- 네?

도깨비- 이렇게 계속 예쁘게.

지은탁- 어떻게 알아요? 하루 이틀은 미울 수도 있지.

도깨비- 한두 달일 수도 있지.

지은탁- 근데요, 아저씨 수호신 그거 할 때요, 기준 있어요?

도깨비- 없어. 그냥 그날그날 내 마음? 어른과 아이 중에 주로 아이를 돕지.

     세상에서 멀어질 뻔한 내게 처음으로 내밀어 준 손이 어린 아이의 손이었거든.

지은탁- 그럼 그때 우리 엄마는 왜 도와 준 거예요, 어른인데?

도깨비- 그땐 내가 술에 취해 마음이 약했고 니네 엄마가 구해달라고 한 건 자기가 아니었거든.

지은탁- 구해달란 말에 답해 준 게 아저씨​인 거 그게 새삼 너무 기적 같구 좋아서.... (쓰담쓰담 해주는 도깨비) 근데요..

      그렇게 머리를 꾹꾹 누르는 게 아니고 이렇게 쓰담쓰담 해 주는 거거든요~ (하며 도깨비 머리를 만진다)

도깨비- (마음​이 이상해진다) 오늘인가 보다. 하루 이틀 미운 날.

지은탁- 거기 서 보시죠, 네~? 사람이 뭘 가르쳐 주면은. 

​(기분 좋아진​ 은탁이 지금 당장 검을 빼 준다고 하니 당황한 도깨비 도망치고..)

지은탁- 어쨌든​ 전 결심했어요~ 아저씨처럼 좋은 사람의 부탁이 나쁜 결과를 낳을리 없으니까. 어디서 예뻐지실래요? 이쁜 트리 앞에서?

도깨비- 지금??

지은탁- 네~ 왜요?

도깨비- 오늘 당장?

지은탁- 쇳불도 단김에~

도깨비- (무척 당황하며) 전화왔다 지금, 지금가~ (뛰쳐나간다)

지은탁- 핸드폰 꺼꾸로 드셨거든요.​

(망자가 들어오는 문으로 찾아 감)

사자 - 뭐야 죽었어?

도깨비- 얘기 좀 하자

사자 - 무슨 일이야?

도깨비- 검을 빼 주겠대.

사자 - 걘 정확히 모르는 거지? 그게 무슨 의민지?

도깨비- 말 못했어. 걔 나 많이 좋아하는 것 같은데 걱정이다.

사자 - 웃자고, 싸우자고?

도깨비- 니가 뭘 몰라서 그러는데 걔 나 엄~청 좋아해~ 나 보자마자 사랑해요~ 시집올게요~

     내가 얼마나 곤란했는 줄 알아~ 아무것도 모르면서~ 걔가 날 안 좋아할 이유가 없잖아

사자 - 왜 없어? 나이 차이가 몇인데~ 걔 대학만 가 봐, 잘 생기고 어린애들 차고 넘쳐~

도깨비- 구백년 그까짓 거 뭐~

사자 - 너 왜 자꾸 나이 줄이냐, 구백서른아홉이면서

도깨비- 내가 빠른년생이라 원래 한 살 적어 (서로 웃고) 술보다 낫다...

     다시 멀리 해볼까.... 그 아이만이 날 죽게 해 줄 수 있는데... 그 아이가 자꾸 날 살게 해... 웃기지

사자 - 착각하지 마. 걔 없을 때도 너 잘 살았어~

도깨비- 그랬나.. 근데 왜 자꾸 그때 생각이 안 날까....

(침대에 누워서도 자꾸 지은탁이 '아저씨'라고 부르는 장면만 생각한다)

도깨비- 나 좀.... 그만 불러...​ 지은탁... 나 좀 가자.....

     

​(은탁 학교 앞. 다시 찾아온 사채업자. 은탁에게 말 걸다가 둘이 서로 또 싸우고 있다. 그때 비서 나타나 신고하고 데려다 주는 차 안.)

지은탁- 덕화 오빠.. 되게 좋아요. 친절하고 다정하고 약속도 잘 지키고.. 계산도 정확하고.. 재벌 3세 답지 않게 참 소박하고 수더분하고..

비서 - 네~~

지은탁- 평소에 힘이 되는 좋은 말도 되게 많이 해주구...

비서 - 예를 들면요~~?​

지은탁- 죄송합니다.

비서 - 네~~

(학교 다녀왔다고 말을 걸어도 쳐다도 보지 않고. 식사 때도 조용한 도깨비가 음식도 남기고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자 사자가)

저거 내가 가르쳐 준거야~ 여자 앞에서 시선 처리~ (해맑게 미소 짓는 사자)​

​(검 빼 준다는 말 후로 또 냉랭해진 도깨비. 사자랑 마늘을 까며)

지은탁- 도깨비 씨 요새 무슨 일 있죠?

사자 - 몰라 그냥 옛날 생각이 하나도 안 난대.

지은탁- 어떤 옛날 생각이요?

사자 - 너 나한테 생각 맡겨 놨어? 내가 그 자의 생각을 어떻게 알아

지은탁- 아는 것 같은데....

사자 - 몰라~ 마늘이나 까. 이름 세 번 부르기 전에.

지은탁- 죄송합니다.

사자 - 백년 전만 해도 이름 세번 다 불렀는데. 요새는 간편해졌어. 한 번 만 불러도 망자가 들으니.

지은탁- 그 일도 참 힘드시겠어요..

사자 - 내가 누구 땜에 더 힘들 것 같아? 기타누락자.

지은탁- 마늘 제가 다 깔까요...

사자 - 도깨비 그 자 빠른 년 생이라 본래 나이보다 한 살 적대.

지은탁- 네?

사자 - 내가 해 줄 수 있는 말은 이게 전부야, 잘해봐​

​지은탁- 근데요 아저씨랑 저 처음 만났을 때 아홉살이었잖아요. 그리고 다시 만났을 땐 열아홉살이잖아요.

     열아홉살 땐 우리 엄마 땜에 얻어 걸렸다 쳐, 열아홉살 땐 어떻게 알고 찾아온 거예요?

사자 - 9, 19, 29. 완전하기 바로 전이 가장 위태로운 법이지.

지은탁- 그게 무슨 말이에요?

사자 - 내가 비밀 하나 알려 줄까?

지은탁- 네.

사자 - (말해 준대 놓고 속엣말로 - 넌 스물아홉살에도 저승사자랑 만나질 거야. 내가 아니더라도. 그게 기타누락자의 운명이야.

      이승엔​ 질서가 필요하고 아홉은 신의 수이자 완전에 가까운 가장 미완의 숫자이니까. 이 또한 잘해봐.)

지은탁- 왜 그렇게 보세요? 비밀 뭐요?​

사자 -​ 내가 꿈을 잘 꿨어. 그날 특진할 수 있었는데

​지은탁- 아저씨 왜 대체. 누가 급한 건지 모르겠네. 진짜 저 보이세요, 이제?

도깨비- 어.

지은탁- 혹시 저한테 뭐 화났어요?

도깨비- 내가 왜?

지은탁- 화 안 났는데 왜 화내요? 대체 언제 적 것부터 화 내는 건데요? 나 왜, 누적마일리지 다 받는 것 같은 느낌이지?

도깨비- 내가 언제

지은탁- 지금도 봐요, 내고 있잖아요~

도깨비- 니가 뭔데? 대체 너 뭔데 자꾸 불러 시끄럽게! 왜 자꾸 당황스럽게 해, 왜 자꾸 헷갈리게 해, 니가 뭔데.

     검 뽑​아 달랠 때 뽑아 줬으면 좋았잖아. 그게 니 가치니까.

지은탁- 아니 저는.. 그래서 제가 검 뽑아드린다니까요~ 말도 안 걸고 대답도 안 한 건 아저씨구요. 전 혹시 첫눈 기다리나 했죠.

     그게 애초에 약속이었으니까. 됐구요. 아저씨는 영원히 사니까 시간이 남아도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평범한 인간이라

     시간이 금이고 돈이거든요. 대체 언제까지 대기예요? 저도 학업이다 알바다 해서 바쁜데~

도깨비- 내일

지은탁- 오늘은 왜요~~ 저 오늘 시간 괜찮아요~

도깨비- 오늘 싫어 내일. 오늘은 날이 너무 좋잖아. 산책할거야 너랑.

(​그 다음 날도 피하는 도깨비)

도깨비- 내일

지은탁- 대체 왜요~ 등교하러 가기 전에 오늘 그냥 확!

도깨비- 오늘 날이 너무 안 좋잖아. 있다 너 데리러 가야지.

​(그 다음)

도깨비- 내일. 하루만 더.

지은탁- 오늘은 또 왜요~~~

도깨비- 그냥 하루만 더....​

​(마음 먹고 삶을 정리하는 도깨비)

​도깨비- 내가 빚진 자들을 못 찾고 가는 게 한이라면 한이랄까. 이 그림은 자네가 태워주게.

 내 어린 신부는 내가 없더라도 잘 먹고 잘 배우고 잘 지낼 수있게.. 그게 자네의 마지막 임무일세.

유회장 - 말씀 잘 받잡겠사옵니다 나으리.​

덕화 - 이 카드 정말 주는 거야 삼촌?

도깨비- 더는 카드 한도에 국한 되지 않게 자유롭게 살아라, 덕화야. 내가 주는 상이다.

덕화 - 내가 상을 왜 받아? 나 상 받을 짓 한 거 없는데?

도깨비- (쓰담쓰담 하며) 잘 크느라 고생했다.

덕화 - (안기며) 사랑해요 <애드리브 라고 함>

도깨비- 이 좌식이~

(저승사자에게 영상통화로)

도깨비- 집문서 니 방에 뒀어. 이제 진짜 니 집이야. 부디 오래오래 잘 살아. 그리고 부탁이 있어.

     내가 사라지면 그 아이 낙인도 사라질거야. 그럼 그 때 그 아이 기억을 지워 줘. 자신을 원망하지 않도록.

사자 - 뭐라고~? 크게 말해봐 시끄러워서 못 들었어~

도깨비- 이어폰을 껴~

사자 - 어~ 귀에서는 땠어~ 얼굴은 보여~

도깨비- 야 끊자! 널 위해 끊는 거야. 신에게 전할 일 있음 문자하고.

사자 - 얼굴이 안 보여~

도깨비- 너 귀​에 댔어~?

사자 - 여보세요​~~~

(도깨비가 너랑 산책하니 좋다... 너 데리러 오니 좋다....하고 말하는 며칠 전 일을 떠올리는데 도깨비가 다가온다)

​지은탁- 언제 왔어요?

도깨비- 너 보고 있으니 좋다.

지은탁- 요새 나한테 왜 이렇게 잘해 줘요, 수상하게? 잠깐 손 좀 요

(손바닥에다 한자 쓰는 은탁)​ 이게 무슨 글자예요?

도깨비- 들을 청

지은탁- 감사합니다~ 아저씨 굿나잇~

(은탁 방에 찾아와 노크 하는 도깨비)​

도깨비- ​잠깐 들어간다 (은탁에게 전에 빼앗은 선물을 준다)

지은탁- 대박~ 이거 다 뭐예요~

도깨비- 필요할 것 같아서, 어른 되면.... 오백은 니가 더 잘 알거고. 이건(가방) 스무살에 대학 들어가면.

     그리고 이건(향수) 대학 들어가서 남친 생기면 데이트 할 때. 예쁘게.

지은탁- 이거 왜 줘요, 나 갑자기?​

​도깨비- 오늘

지은탁- 오늘 뭐요?

도깨비- 검

지은탁- 지금요? 이 밤에요? 그럴게요, 오 분 만요​. (도깨비 나가려는데) 근데요 이것들(향수가방등) 어딘가에 사랑도 있을까요?

도깨비- .....아니야.​

지은탁- 그냥 한 번 물어봤어요.

​(죽기 위해 첫눈 내리는 메밀밭에 온 도깨비와 은탁.)

지은탁- 근데 여기 되게 특별한 덴가 봐요~ 검 빼는 게 곡 여기여야 하는 거 보면.

도깨비- 나의 시작과 끝. 그럼 좀 부탁할게.

지은탁- 지금요? 잠깐만요~ 전 아저씨가 이뻐지는 건 찬성인데요, 그럼 이뻐지고 난 후에 난 효용가치가 없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제가 몇 가지 작성 좀 해봤는데요~ (하면서 공책 내민다)

 

도깨비- 잘 먹고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이거 작성한 거야?​

​지은탁- 여기 마지막 조항까지 보셔야죠~

      ​을은 매년 첫눈 오는 날에 갑의 소환에 응한다. 갑이 기다릴 것이기 때문이다.

도깨비- 이러려고 내 이름 물어봤어?

지은탁- 아뇨, 그건 진짜 궁금했어요. 어울려요, 아저씨랑 이름이랑. (펜 꺼내들며) 제 말 무슨 뜻인지 알죠?

도깨비- (싸인하면서) 이런 뜻이지.

지은탁- 어떻게 알았지~~~ 진짜~~ 어려운 뜻인데~~ (눈이 내림) 대박~ 눈이와요~ 근데 무슨 첫눈이 벌써 오지~?

     와 신기하다. 전 예뻐서 좋은데 꽃들은 좀 춥겠다~ 그쵸. 세상에서 제일 빠른 첫눈을 맞고 있어요, 우리.

    근데 이거 아저씨​죠? 첫눈 오는 날 뽑는다는 거 그거죠?

도깨비- 이기적이어서 미안하긴한데.. 나도 이런 기억 하나쯤은 남기고 싶어서...

지은탁- 근데 언제까지 남겨요~~ 아저씨 빨리 이뻐져야지~

도깨비- (비장하고 슬픈 눈으로) 그래 지금.

지은탁- 자~ 그럼 이제 이뻐져 보십시다~ 마시막으로 남기실 말은?​

​도깨비- 너와 함께한 모든 날들이 눈부셨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그리고 무슨 일이 벌어져도 네 잘못이 아니다.

지은탁- 아저씨 혹시 진짜 빗자루로 변하는 거예요?

도깨비- 그럴 일은 없어.​

​지은탁- 다행이다. 자, 그럼 이제 뽑습니다~ (검을 잡으려 두 번 시도 해도 안 잡힘)

     아니 이게 왜 안 잡히지? 보이는데도 안 뽑히죠, 왜?

​도깨비- 그 너 손에 힘 줬어?

지은탁- 잠깐만요 다시 한 번만 해볼게요. (역시 안 잡힘) 아까 분명 무슨 일이 있더라라도 내 잘못은 아니다, 라고.. 무르기 없기!

도깨비- 야~ 그니까 그니까 넌, 도깨비 신부가....

지은탁- 무르기 없다고요~ 가만히 좀 있으라구요 그니까~ 내가 더 당황스럽거든요? 아 가만 있어봐~

도깨비- 지금보다 어떻게 더 가만 있어? 야, 너 그 서약서 내 놔. 불태워버리게.

지은탁- 잠깐만요, 나 알았어~ 이거 그건 거 같애. 나 알아요

도깨비- 뭔데?

지은탁- 그 동화속의 왕자님 저주 걸린 왕자님. 그거. 입맞춤이요~ (다급한 은탁은 첫키스를​ 하고야 마는데....)

  

반응형

'완벽한작품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깨비 대사 8화  (0) 2017.02.16
도깨비 대사 7화  (0) 2017.02.16
도깨비 대사 5화  (0) 2017.02.15
도깨비 대사 4화  (0) 2017.02.15
도깨비 대사 3화  (0) 2017.02.15

공유

댓글

Web Analyti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