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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대사 3화

 

 

쓸쓸하고 찬란하神 - 도깨비  대사 3화

 

 

(협박하러 온 사체업자들에게 은탁이모가 은탁이가 통장 갖고 있을 거라고 하니 은탁 학교 찾아가 납치함.

차 안에서 라이터 불을 꺼보려 하지만 못 껐고, 지은탁 목덜미의 낙인 빛남과 동시에 구하러 온 도깨비와 사자, 가로등이 차례차례 꺼짐.)

납치범 - 저 새끼들 뭐야, 맨 인 블랙이야 (도깨비 칼에 차 반으로 갈리고 납치범들은 앞으로 나가고, 은탁 앉은 부분은 멈추고)

도깨비- (문 열여 주며) 내려야지 니 물건들 챙기고 (내리며 쓰러지려 하자) 다쳤어 어디

은탁 - (내리자마자 차 부숴짐) 다쳤....그게....

도깨비- 뭐

은탁 - 다쳤냐고 그렇게 묻기 있어요 차를 저렇게 갈라 놓고

도깨비- (목도리 해주며) 잠깐만 여기 있어.

은탁 - 어떡하려구요 죽일 거예요 죽일 건 아니죠

도깨비- 아니야

은탁 - 뭐 맨날 말만하면 아니래~ 저승도 같이 왔네요.. 뭐, 저 양반이 나 구해주러 왔겠어요~

사자 - 저 맥락이 더 자연스럽긴 하지.

도깨비- 걱정 마, 안 죽여. 단지 내가 화가 났다는 걸 보여주려는 것 뿐이야.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 싶게.

도깨비- (납치범 두 명 앞에 가서) 이틀 동안 이 길은 지구상에서 없어질 거야. 이틀 동안 누군가에게 발견되는 행운 따윈 없단 뜻이다 죽을 만큼 아프겠지만 죽진 않을 거야. 다행히 이틀 후에 경찰에 의해 발견되거든. 죗값은 경찰서에 가서 치르면 된다. 내게 치르지 않게 된 걸 감사히 여겨라. 신은 때론 니가 핍박하는 자들 사이에 숨어 있는 법. 감사 인사는 저 아이에게 하고.

 

(나란히 걷는 세 사람)

은탁 - 차를.... 안 가져 온 거예요

도깨비- 어, 우린 차를 잘 안 타고 다녀서.

은탁 - 하. 혹시, 진짜 혹시 해서 묻는 건데요~ 저 죽었나요 지금 저승가는 길인가요, 이길은

도깨비- 여긴 그냥 시골길이지. 좀 전에 우리가 널 살렸고.

은탁 - 그럼 이제 죽일 건가요 저 혹시 생포된 건가요 산채로

사자 - (은탁 안 들리게 생각으로 도깨비에게 전달) '궁금해서 그러는데 살려줘서 고맙다, 감사하다는 말은 언제 듣는 거야'

도깨비- (속엣말로) '침착해. 우린 지금 화 안 풀린 열아홉살 여고생과 함께야.'

은탁 - 두 분이 이렇게 친하신 줄은 몰랐네요. 살려달라는 사람한테 저승사자를 데리고 오면 어떡하지

사자 - (한 번 더 은탁 안 들리게 속엣말로 도깨비에게) '궁금해서 그러는데 살려줘서 고맙다, 감사하다는 말은 언제 듣는 거야'

도깨비- 시끄러!

은탁 - 아 왜 소리를 지르고 그래요! (도깨비에게 손가락질 하는 사자)

 

 

 

(즉석떡볶이집, 다 끓어 불을 끈 후)

은탁 - 왜 아직도 안 떠났어요, 떠나신다면서요

도깨비- 조만간.

은탁 - 아 신경 쓰지 마세요, 뭐, 엄청~ 궁금해서 묻는 거 아니니까.

도깨비- 알아.

은탁 - (계속 화난 말투로) 근데 어떻게 왔어요 나 아까 라이터 못 불었는데....

도깨비- 글쎄, 그냥 들린 것 같은데~ 살려 주세요 뭐 그런 거.

은탁 - 속으로 생각한 건데...

도깨비- 속으로 생각을 크게 하는 편인가 보지.

은탁 - 안 올 수도 있었잖아요.

도깨비- 안 올 이유가 없었어.

은탁 - 죄송하네요, 이렇게 신부도 아닌 저를 바쁜 와중에 구하러 와 주시고. 제가 수소문을 좀 해봤는데요. 전에 저한테 덤으로 산다고 하신 거요.    그말, 맞더라고요. 십구 년 전에 저랑 엄마 살려주셨다면서요. 그래서 저 덤이라도 괜찮아졌어요. 태어난 덕에 엄마도 만났으니까. 그래서 이제 아저씨 미워 안 할라구요.

도깨비- 미워하는 것 같은데

은탁 - 아니거든요, 혹시 만나게 되면 꼭 말씀 드리고 싶었어요. 안 만나길 바라셨겠지만.

도깨비- 미워하는 거 맞는 거 같은데~

은탁 - 아니고요. 앞으로 소환도 안 하고 생각도 안 하고 아무것도 안 할 테니까, 맘 푹 놓고 떠나시고요~ 가내 두루 평안하시고요~ 꼭 좋은 분 만나셨으면 좋겠어요. 진정한 자기 자신을 발견해주는 그런 막 예쁜 분. 아~ 얼굴 말고 마음이요, 얼굴 안 보신댔으니까.다 끓었으니까 이제 드세요. 그럼 전 이만.

도깨비- 어, 저기. 이거 나 안 먹었는데 내가 내

은탁 - (더욱 화나고 억울한 얼굴) 아저씨가 먹자 그랬잖아요~ 저도 안 먹었어요. 그리고 저 돈 없어요.

도깨비- 그럼 돈은 내가 낼 테니까. 너는 시간 내. 먹고 가.

은탁 - 지금 저 저녁 먹이시는 거예요

도깨비- 어. 그자들이 뭐 밥 먹이고 납치 했을 리는 없고.

은탁 - 싫어요. 저 아저씨랑 먹기 싫어요. 정 그러심 싸주세요. 떡볶이만 감사히 받을게요.

도깨비- 미워하는 거 맞네~ (지은탁이 째려봄)

(은탁 뒷조사 결과를 도깨비에게 보여주는 덕화를 바라보며)

도깨비- 니가 쓸모 있다는 거에 놀라는 중이다.

덕화 - 재벌이란 응당 돈과 권력을 이용해 남의 뒷조사를 해 봐야~

도깨비- (덕화 셀카 사진을 보며) 이 사진 뭔데

덕화 - 아 잘 나왔길래~ (엄청 기분 나쁘게 확 팽개치는 도깨비)

 

 

 

(자전거를 타고 가는 은탁. 지나가며 보이는 상호가 온통 '~~도깨비'라고 보이고 광고 역시도 '도깨비'관련.

도깨비 역시 은탁의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단풍을 꽂아 놓고 온 서점에 가서 유덕화를 만나게 됨.)

덕화 - (직원에게 환불해 달라고) 저는 책을 사러 왔지 누군가의 추억을 사려는 게 아닙니다.

은탁- 제가 그 책 살게요~

덕화 - 학생이 이 추억 주인이야

은탁- 네.

덕화 - 학생거라는 증거가 없는데 이 단풍, 어느 동네 건지 맞춰 봐~

은탁- 근데 제가 동네 이름 말해도 모르시잖아요

은탁- 잃어버린 줄 알았는데 감사합니다.

덕화 - 뭐 알겠고. 그거 읽을 나인 지난 것 같은데

은탁- 아... 그냥 조사 차... 그러시는 분은요 이 책을 왜

덕화 - 아.. 나는 아는 도깨비가 있어서..

은탁- 예

덕화 - 다들 아는 도깨비 하나씩은 있는 거 아냐

은탁- 진짜요~

덕화 - 진짜요~ 라니 이 소녀야~! 누가 보증서달라고 하면 "어떡해, 안 돼요~" 누가 이 옥장판 사달라 그럼, "어떡해, 싫어요~"      누가 과자 사 준다고 하면 "어떡해, 꺼져요!"...  책 값은 주고~! 만 원!

은탁- (실실 웃으며 지갑에서 꼬깃 접어둔 만원을 꺼내며) 근데요.. 이 책은 중고책으로 봐야 되는 거 아닐까요~

덕화 - 안돼요~ 싫어요~

은탁- 한 번만 봐 주세요~

덕화 - 꺼져요!

 

 

 

(유회장이 도깨비집 방문)

유회장 - 세탁물 찾아오는 김에 안부차 들렀다. 근데 손님이 와 계시더구나

덕화 - 아. 손님이... (사자를 보며) 와 계시는 분은 누구... 세요 (곤란한 얼굴로) 저희 삼촌 집엔 어떻게.... (도깨비 방에서 나온다)

사자 - 저 자의 친구.... 이 집에 놀러.....

덕화 - (반갑다는 듯) 아~ 놀러오셨구나~~ 친구집에~~. 삼촌 되게 되게 친하신 분이구나~~~ 삼촌 해외로 떠나신다구 송별회 하러 오셨구나~~

사자 - (도깨비에게 손을 흔들며) 잘 가고.. 몸 건강히... 영영 오지 말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죽을 때까지.. 거기서.

도깨비- 너나 잘가~ 너 나랑 안 친하잖아 나가! 빨리! 내 집에서! 영영 다시 오지 말고!

덕화 - 삼촌 왜 그래~~ 되게 되게 친한 친구분한테~~

도깨비- 넌 아닐 것 같아 너도 나가! 되게 되게 빨리! (두 사람 쫓겨나 현관문 앞에 앉아)

덕화 - 와~ 어떻게 저러지 너무 하지 않아요

사자 - 그러게나 말이다.

덕화 - 그쵸~~ 아니 어떻게 나까지 내쫓아 친삼촌이면 저렇게까지 하겠어요, 나한테 (화가 난 사자 덕화가 앉아 있는 계단을 얼린다)금방 가실 거예요......

사자 - 그래야 할거야. 안 그러면 니가 금방 가실 테니까~ 어딘가로.

덕화 - 거기가.. 좋은 덴 아니겠죠

(유회장 가고 두 사람 부르러 나온 도깨비)

도깨비- 들어와

덕화 - 됐어! 삼촌이 아무리 들어오라고 빌어도..

도깨비- (말 막으며) 너 말구, 넌 너네집 가! 혼나러. (사자를 보고는) 1대0~~!!

덕화 - 나 혼나 나 왜 혼나 삼촌 설마~ 할아버지한테 다 얘기했어 와~ 치사하게 진짜~~    뭐 어디까지 얘기했는데 뭐 알아야 말을 맞추지~도깨비- 넌 나랑 말 맞추고 집 내놨냐~ 하!

(사자에게 복수한 것에 신나서 샤워하고 춤추며 나오려는데.. 굿나잇~ 1:1이라 쓰인 종이가 있어 놀람)

도깨비- 말피! 야~ 저승! 이거 안 치워! 야~ 이거~ 야~ 이건 좀 치우고~~ 야~~~~

 

 

 

(은탁, 가게에서 자는 거 써니에게 들킴.. 사정을 얘기 하니)

선- 알았어.

은탁- 더 안물어 보세요

김선- 물어봐서 뭐 해. 해결해 줄 것도 아닌데. 내가 해결해 줄 수 있는 거나 해 주는 거지. 자 여기 일주일치 알바비.      알바비 주급으로 줄거야~ 왜 월급으로 주면 너 못 받을지도 몰라~ 여기서 자더라도 찜질방 가서 씻고 식혜 사 먹어.

은탁- 감사합니다 (배꼽인사)

김선- 받을 거 받는데 그렇게까지 감사해하면 너 사람들이 우습게 본다

은탁- 저는 돈이 아니라 사장님의 멋있음에 감사한 건데요~

김선- 그게 돈이 멋있는 거야, 알바생. 가서 씻고 와~ 가기 전에 오징어 한 마리만 구워 주고.

은탁- 술 드시게요

김선- 나 술은 입에도 안 대~ 많이 마시면 취해서~

 (오징어 굽다 태워서 불 끄는 은탁. 서점에서 책 읽다가 소환되어 반갑게 온 도깨비, 멋있는 척 벽에 기대 책을 본다)

은탁- 책 보고 계셨나 봐요

도깨비- 늘 책을 가까이 하고. 음악과 그림에 조예가 깊은 편이야.

은탁- 죄소하네요. 독서하시는데 방해해서.

도깨비- 그니까 왜 방해해 안 부른다더니

은탁- 안 불렀어요~ 실수였어요~ 오징어 굽다가 다리에 불 붙는 바람에 불러진 거거든요~

 도깨비- 맛있었니

은탁- 왜 여기 계세요 아직 안 가셨어요

도깨비- 짐 싸는 중이었어. 책 싸다가~ 항상 책부터! 난 그럼 이만. 짐 마저 싸야 돼서.

은탁- 저기..

도깨비- 넌 가려고 하면 항상 말 걸더라

은탁- 제가 말 걸려고 하면 항상 아저씨가 가는 거거든요. 궁금한 게  있는데요...

도깨비- 오백 안 해줄거야!

은탁- 아, 깜짝이야~! 고백 안 해줄거야로 들렸어. 아저씨가 넘겨 짚고 엉뚱한 소리 하니까 그러는 거잖아요~

도깨비- 어디서부터 내 탓인 거니

은탁- 거기서부터요 제가 뭘 봐야 한다는 거기. 그러니까 제가 정확히 뭘 봐야 하는 건데요, 아저씨한테 효용가치가 생기려면

도깨비- 알려주면 보인다고 하게

은탁- 아니요~ 보여도 안 보인다고 하려구요. 그거 보여서 아저씨가 막 갑자기 잘해주면 어떡해요. 오백 딱 해주고~

       고기 사준다 그러고~ 갖고 싶은 거 없냐 그러고~ 그럼 나 되게~ 피곤하잖아요~ 나 아저씨 되게 별론데~

도깨비- 나 그런 말, 진짜~ 처음 들어 진짜야~ 처음 들어~ (고개 돌리는 은탁) 진짜 어른이 얘기하는데 어딜 봐~

은탁- 대답하기 싫으면 하지 마요.

도깨비- 되게 특이한 거 안 보여 아파보이는 거.....

은탁- 아~~ 그거~

도깨비- 보여....

은탁- 난 또, 뭐라고~ 안녕히 가세요. 전 바빠서 이만~

도깨비- 야~ 고기 먹을래 가지고 싶은 거 없어

은탁- 오백이요.

도깨비- 너 바쁘다며~ 그냥 빨리 가!

은탁- 그럼 고기요~~ 이쪽!

 

(고깃집 엄청 잘 먹는 은탁)

도깨비- 마지막 고기다. 너... 보여

은탁- 네! 되게 맛있어 보여요~ 잘 먹었습니다~

도깨비- 보이냐고 너 안 보이지

은탁- 지금 저한테 신경질 내신 거예요

도깨비- (꼬리 내리며) 그렇게 들렸어...

은탁- 네

도깨비- 아, 미안! 식후 생과일 주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본다는 게 톤이 높았다, 그치

은탁- 생과일 주스요

 

 

(카페 주문를 한다)

도깨비- 뭐 마실래 비싼 거 시켜도 돼

은탁- 아~ 배 부른데~~ 전 이거 라지 싸이즈요~

도깨비- 너 배 안 부른데 (그때 사자 등장)

사자 - 나도 같은 걸로~

직원 - 계산 도와드릴게요~

사자 - 계산 돕는다는데

도깨비- 저 잔 안 돕겠습니다. (사자는 안 시켜 줌. 자리에 앉아)

사자 - 웬일이냐~ 과일 상스러워서 싫다며~~

도깨비- 너야 말로 웬일이냐~ 모~ 오늘 여기서 누구라도 죽여

사자 - 나 여기 단골이야~

은탁- 혹시.. 전가요 오늘 여기서 죽는 누군가가 혹시 저 소고리로 유인당해서 주스라는 매복에 걸린 건가요 둘은 진짜 한패고

사자 - 오해야~ 사실 난 너랑 한패거든~ (너는 검이 보인다, 보인다, 그 검을 뽑는다, 라고 최면을 걸지만)

도깨비- 너 뭐햐냐~

은탁- 그게 무슨 말이에요 왜 저랑 한패예요

사자 - 왜 뭐야 왜 안 걸려

도깨비- 뭐든 예상을 빗나가지.

사자 - 첨부할 서류가 장난이 아니란 얘기네. 그럼 좋은 시간 보내~ (사자 나간다)

은탁- 진짜 주스만 마시러 왔나 봐요~ 신선하다~ 근데 왜 같은 편이라고 하는 거예요 저랑

도깨비- 신들의 일이야, 몰라두 돼.

은탁- (창문 밖 저승사자를 바라보며) 근데 저 아저씨 되게 쓸 데 없이 잘 생기지 않았어요   잘 생겨야 사람들이 잘 따라가니까  업무 상 그런 사람만 뽑은 건가

도깨비- 하!

은탁- 저승사자들은 원래 다 잘생겼어요

  저게 잘 생긴 거야

은탁- 네~ 저게 바로 잘 생긴 거예요~

도깨비- 그럼 난

은탁- 아저씨는.... 그냥...... 생긴 거죠.

도깨비- (은탁의 주스 뺏으며) 그만 먹어. 너 배불러!

(주스집 나와서 걸으며)

은탁- 근데요~ 왜 아까부터 왜 자꾸 말투가 사극톤인지

도깨비- 알다가도 모르겠구나.

은탁- 그럼요~ 제 인생이 이따윈 건 제가 전생에 큰 죄를 지었기 때문인가요 깨비신부로 태어난 건 그 벌인가요

도깨비- 니 전생이 어땠는진 모르겠고, 환생을 원하기엔 열아홉살은 아직 이르고 넌 도깨비신부가 아니고.

은탁- 뭐, 안 속네. 다사다난하긴 했지만 저도 제 인생 좋아요. 엄마한테 벅차게 사랑 받았고, 우산도 생겼고,   아저씨 만난 것도 좋고. 아! 좋았고 과거형이에요~

도깨비- 뒤끝도 있고! 보이는지 안 보이는지 아직 대답 안 했고! 보여 안 보여

은탁- 우리 엄마가 그랬어요.사람은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고,갈 데를 알고 떠나야 한다고. 제 말 무슨 뜻인지 알죠

도깨비- 모르겠는데

은탁- 우린 여기까지라는 뜻이죠~! 전 이쪽. 안녕히 가세요. (가다가 돌아보는 은탁. 그대로 서 있는 도깨비)

 

 

 

(도깨비집 초록 스웨터 입고 베란다 거닐음)

덕화 - 우와~ 좀 멋진데! 삼촌 방금 그림 같았어~~ 끝방 삼촌은

도깨비- 아직.

덕화 - 하긴 주로 야근이겠지. 삼촌 나 있잖아, 나도 나중에 죽으면 끝방 삼촌처럼 저승사자 할까 봐~

       인생이라는 복도의 끝방을 열면 죽음이 있는 거잖아. 그 마중을 끝방 삼촌이 나오는 거고.

도깨비- 꿈깨라~ 니 죄로는 어림도 없다~ 이런 말 하긴 싫지만 전생에 큰~ 죄를 지어야만 저승사자가.....

덕화 - 큰 죄 뭐

도깨비- 너 어떻게 안 것이냐

덕화 - 헐~ 대박! 진짜~ 살인범이야 와~ 진짜 사람이 얼굴만 보고는 모른다

도깨비- 말고, 그 자가 저승사잔 거 어떻게 알았냐고~

덕화 - 삼촌, 질문이 너무 늦었다는 생각 안 들어

도깨비- 전생에 살인자였을지도 모르는 저승사자.

사자 - 지는 뭐 길가는 개미 한 마리 안 죽여서 지금 이렇게 벌 받고 있나 봐

덕화 - 완전 상처 받았나 봐, 어떡해~

도깨비- 나도 별 대책 없는 얼굴로 안 보이니

 사자 - (사자방에 찾아온 도깨비) 왜~ 뭐 하러 왔는데

도깨비- 책임감 있는 행동, 더 나은 사람이 되려는 노력, 보통 사과라고 하지. 아깐 실언했다. 미안했다.

      전생이 뭐가 중요해~ 니가 뭘 했든 난 한결같이 니가 싫거든~

사자 - (마구 웃으며) 이 상황에 나 웃으면 안 되는 거지 (또 웃음) 

유회장 - 한 분은 전생을 잊어서 괴롭고. 한 분은 전생이 잊히지 않아서 괴롭지. 그런 두 존재가 서로 의지하시는 거다.

        우리야 그저 두 분의 긴 인생 중에 잠간 머물다 갈 뿐이니.....

 

 

 

 

(선의 치킨집 건물을 바라보며)

덕화 - 김비서님도 아시겠지만 여기가 저 여덟살 때 생일 선물로 받은 건물입니다.

비서 - 압니다~ 아홉살 땐 뭘 받으셨습니까~

덕화 - 미움을 받았죠. 다 한때였죠~ 무척 어엿한 성인이 된 지금은

비서 - (말을 끊으며) 여전히 미움을 받고 계시는 거 아시죠~ 덕화군. 무척 어엿하게 카드를 쓰시니까요.

 (조용히 나가려는 사자 도깨비한테 걸림)

도깨비- 어디가

사자 - 슈퍼

도깨비- 갈수록 레퍼토리가 성의가 없다 (슈퍼에 간 둘)

도깨비- 좋아 약속 하나만 해.

사자 - 뭔 약속

도깨비- 내가 떠나면 그 아인 안 건드린다고

사자 - 진짜야

도깨비- 단, 니가 걔를 데려가려고 폼 잡는 순간 곧 바로 들어온다, 그 집으로. 그니까 그냥 내버려 둬.

사자 - 언제가는데

도깨비- 모레. 좋냐

(슈퍼의 문을 열며 동시에 은탁의 집 마당으로 온 도깨비. 은탁이 대문으로 들어와 도깨비를 잡구 나옴)

은탁- 안 들켰어요 아니 집에까지 오면 어떡해요~ 이모 알면 나 죽어요! 안 들켰어요 우리 이모네 자요

도깨비- 몰라

은탁- 아휴~ 놀래라! 근데 우리집까진 어쩐일이에요 나 보러 왔어요

도깨비- 그래 볼까....

은탁- 뭐라고요

도깨비- 내가 니 생각을 했나봐 잠깐.... 그래서 내가 너 보러 온 모양이라고....

은탁- 왜요~ 내가 뭐, 신부길 해~ 예쁘길 해~ 맨날~ 목숨이나 구해 줘야 되고, 민폐나 끼치는데... 왜... 보러 와요

도깨비- 이런 게... 보고 싶었나 보다.. 봤으니 갈게. 이모는 사라졌어. 집 비었으니까 들어가.

은탁- 이모네가 사라졌다구요 진짜요 언제요

도깨비- 근데 넌 몰랐는데 왜 왔어

은탁- 아. 뭐 좀 놓고 간 게 있어서 가지러요.

도깨비- 뭐

은탁- 그냥 뭐.... (1화때 도깨비가 준 메밀꽃 말린 거) 아저씬 몰라도 돼요.

도깨비- 그래, 그럼 간다.

 

 

 

 

 

(육교. 물건 파는 젊은 삼신이 사자를 꼬셔서 반지를 발견하는데 써니가 먼저)

김선- 이거 얼마예요 (사자가 써니를 보고는 눈물을 흘린다) 내가 먼저 집었잖아요~ 그렇다고 뭘 울어

사자 -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나온 것에 당황해 눈물을 닦는다) 어

김선- 양보해 줘요 공짜론 싫은데~ 그쪽 전화번호 주면요~

사자 - 없는데요, 그런 거.

김선- 핸드폰이 없어요 가난해요

사자 - 핸드폰이 별 필요가 없어서....

김선- 번호 줄 마음이 없는 건 아니구요 양보 취소!

사자 - (다급하게) 그쪽 전화번호 줘요. 번호 적어서 놔요. 여기. 반지랑.

김선- (머리 한 번 넘기고 손 내밀며) 일단 통성명부터 하죠, 내 이름을 알아서 전화를 할 거 아니에요~ 손 내밀며 써니예요~

사자 - (손 감추며) 선희요

김선- 그게 좋으면 그렇게 해요~ 어차피 예명이라 뭐든 상관없으니까. 펜 있어요

사자 - 펜 없어요. 그냥 부르세요.

김선- 하! 좀 웃겼다~ 전화번호의 완성은 립이죠~ (메모지에 전화번호를 적은 후 키스 마크를 남겨서 줌

(누이 그림 족자를 보는 도깨비. 전화가 없어 속상한 써니. 받아온 써니의 메모를 보며 계속 써니를 생각하는 사자

이모네가 집을 내놔서 당장 집을 나가야 하는 은탁. 간단한 짐과 말린 메밀꽃만 챙겨서 나옴.

저녁 길거리에 앉아 있는 탁. 메밀꽃을 바라보며 도깨비를 생각한다)

(갑자기 소지품 조사를 하는 담임. 성냥과 라이터가 나오니 은탁에게 담배피냐고 의심하고 인간적이지 못하게 추궁함.)

 

 

 

(도깨비 집. 사자가 먹으려고 정성스레 닦은 캔맥주를 염력으로 당겨서 자기 손에 넣은 후)

도깨비- 고마워~

사자 - 갑자기 술은 왜

도깨비- 지는~ 술이 갑자기가 어딨어. 술이랑 여자랑 고기는 많으면 많을 수록 좋은 거야. 지조는 장군일 때 충분히 지켰어~

사자 - 장군이었어

도깨비- 옛날 같으면 너 나한테 말도 못 걸었어~ 어딜 감히~

사자 - 내가 뭐였을 줄 알고...

도깨비- 뭐였는데

사자 - 짐은

도깨비- 막 던진다~ 뭐 왕이었어

사자 - 짐 다 쌌냐고~

도깨비- 아, 그 짐~ 뭐 워낙 간단해서.

사자 - 잘 가고.

도깨비- 전화할게.

사자 - 나 전화 없잖아~

도깨비- 그래서 한 말이야~

(현관문을 여러 번 들어갔다 나갔다 하는 도깨비)

사자 - 뭐햐냐, 진짜~ 맥주 한 캔에 그러는 거야

도깨비- 어딨는지 모르겠어...

사자 - 누가

도깨비- 날 안 불러. 안 부르니가 찾을 수가 없어. 전지전능까진 아니었어도 못할 게 없었는데... 그 아이 하날 못 찾겠다.   내가 가진 게 다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네....

사자 - 사실 그렇지. 놀고 먹는 데가 좋지. 그럼 그 전엔 어떻게 했는데

도깨비- 찾았지, 매번. 이렇게.

사자 - 그냥 전화를 해! 핸드폰 있을 거 아냐

도깨비- 아... 근데 번호를 몰라.... 이제 몰라도 되고.... (우울해진 도깨비 미리 우산을 가지고 나간다.)

  

(바닷가에 온 은탁)

 

 

은탁 - 엄마 잘 지내 천국 갔어 천국은 여기보다 나아 엄마 나는.....엄마 나는, 잘 못 지내... 아무도 내 안부를 물어봐 주지 않네.

      (우산 없는데 비 내림) 뭐야, 아....지겹다 진짜. 비오는 인생.

도깨비- (갑자기 나타나 은탁에게 다가가 우산 씌워줌) 내가 우울해서 그래.

은탁 - 뭐가요

도깨비- 비. 곧 그칠 거야.

은탁 - 아저씨가 우울하면 비가 와요

도깨비- 어.

은탁 - 그럼 태풍 때는 도대체 얼마나 우울한 거야

도깨비- 그건 나 아니고 지구의 우울. 잘 지냈어

은탁 - 비가 그칠라 그래요~

도깨비- 방금 기분이 나아졌거든.

은탁 - 나 아저씨 안 불렀는데.

도깨비- 어, 안 부르더라. 나도 바빴어. 여기저기 나도 일이 많았어.

은탁 - 큰일났다.

도깨비- 왜

은탁 - 이제 비가 올 때마다 아저씨가 우울한가 보다 할 거니까요... 사고무탁하기도 벅찬데 아저씨 걱정만 늘어서.

도깨비- 안 추워 왜 이러고 있어

은탁 - 불행해서요. 이젠 감기 같아요.

도깨비- 뭐가

은탁 - 내 불행들이요. 잊을 만하면 찾아오고... 때 되면 걸리거든요. 뭐 찔리라고 하는 소린 아니에요..

도깨비- 너 그거 뭐 알고 하는 소린 아니지 (칼에 찔려 있는 상태라 '찔림'에 민감한 도깨비)

은탁 - 뭐 찔리는 거 있긴 한가 보네요~

도깨비- 그 말 하지마~ 내가 제일 싫어하는 말이 찔린다는 말이야.

은탁 - 그럼 내가 엄청~ 잘 골랐네~

도깨비- 해 봐. 니 얘기 계속.

은탁 - 눈물 없인 못 들을 텐데~

도깨비- 잘 참아 볼게.

은탁 - 혹시 그 얘기 알아요 인간에겐 네 번의 생이 있대요. 씨 뿌리는 생, 뿌린 씨에 물을 주는 생, 물 준 씨를 수확하는 생. 수확한 것들을 쓰는 생.

도깨비- 그걸 니가 어떻게 알아~ 그건 사자가 망자한테 하는 얘긴데.

은탁 - 도깨비 신부 노릇 19년 차 거든요. 그래서 억울해요. 난 뭔 놈의 인생이 1-1, 1-2야. 2로 안 넘어가.

도깨비- 애도.

은탁 - 애한테~

도깨비- 그럼

은탁 - 많잖아요~ 어깨 토닥~ 머리 쓰담~ 오백 턱!

도깨비- 허 참~ 니 손은

은탁 - 내 손은 알바를 많이 해서 쉬어야 하거든요. 뭐 중요한 거 다발 같은 걸 받을 때를 위해서 아껴 두려구요~(하며 손 벌림)

도깨비- 뭐 왜

은탁 - 됐어요~ (가방에서 코팅된 단풍 꺼내주며) 선물~ 이쁘죠

도깨비- 예쁘네...

은탁 - 그쵸~ (머리 쓰담 하는 도깨비) 뭐 하신 거예요

도깨비- 머리 쓰담. 잘 지내란 인사. 나 내일 떠나거든. (다시 비가 내린다.)

 

 

(도깨비 집 소파에 앉아 있는 둘)

사자 - 짐은

도깨비- 낮에도 물어봤잖아.

사자 - 자꾸 듣고 싶어서 그래~ 행복해진가.

(그때 도깨비집에 처음으로 누가 벨을 눌렀다)

사자 - 문자왔다.

도깨비- 아냐~ 초인종 소리야~ 60년 만에 처음이고.

사자 - 어.... 뭐

도깨비- 내가 방금 뭐라 그랬냐

사자 - 우리집은 누구도 초인종을 누르지 않아.

도깨비- 왜 그래~ 무섭게~ 투시해봐~

사자 - 나 못하는데

도깨비- 뭐 자랑이라고 당당하게~ 무슨 저승사자가 투시도 못하냐~

사자 - 지는~

 

 

 

(현관 앞, 사자가 문 열며 나온다)

은탁 - 여기 도깨비씨 댁 아닌가요

사자 - 여기 내 집인데~ 날 찾아온거야 나하고 선약 있니

은탁 - 아니요.. 제가 잘못 찾아왔네요. (사자 뒤를 보니 도깨비 있음)

사자 - 집도 알려 줬냐

도깨비- (사자에게 들어가라는 손짓을 한다) 뭐야, 여기 너 어떻게 알고 왔어

은탁 - 귀신들한테 물어서요. 도깨비집 어댔냐고. (작은소리로) 근데 저승사자가 왜 이 집에 있어요

사자 - 부부싸움은 현재진행형인가본데 모쪼록 좋은 결과 도출해라. 난 심기가 불편한 중이라 (하며 들어감)

은탁 - 둘이 같이 살아요

도깨비- 오늘까진. 너 왜 왔는데

은탁 - 못한 얘기가 있어서요. 그거 있잖아요, 나한테 뭐 보이냐고 묻는 거요. 보이면 어떻게 되는 건데요

도깨비- 왜 뭘어 어차피 안 보일 텐데

은탁 - 누가 안 보인대~

1. 그게 보이면 당장 결혼해야 되는 거예요   

2. 그게 보이면 오백 해 주는 거예요 

3.  그게 보이면 안 떠날 거예요 가지 마세요. 그냥 여기 있어요, 한국에. 안 돼요

도깨비- 너... 정말 보여

은탁 - 보이면요

도깨비- 증명해봐.

은탁 - 아저씨 대답부터요. 123 중에 뭐 할 건데요

도깨비- 너 안 보여!

은탁 - 보이는데 진짜~ 진짜~ 보여요. 이 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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